-올 하반기면 방송의 역사를 바꿔놓을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된다. 어떤 방식으로 위성방송 사업을 시작해 나갈 것인가.
▲위성방송의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초기 시장을 얼마나 빨리 형성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초기에 그랬듯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하다. 가입자에게 지급할 세트톱박스 보조금으로 2년간 약 30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당분간 적자를 면치 못하겠지만 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적자폭도 줄어들어 회사운영이 정상화 될 것이다.
-위성방송이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데 이에 대한 대책은.
▲그동안 방송관련 인력과 시설을 지상파 방송 3사가 독점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기 위해 6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투자조합을 만들 계획이다. 이 투자조합을 통해 인력도 양성하고 기술도 개발하며 영세한 콘텐츠 업체에 장비도 대여해줄 계획이다.
-가입자들이 위성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디지털방송 수상기 구입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은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세트톱박스는 기존 아날로그 TV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데이터방송과 양방향 대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내년 하반기에 디지털TV 지상파 본 방송이 시작되고 7월에 위성방송 시험방송이 시작되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가전업체들이 대량생산에 나서 디지털TV 수상기의 값도 많이 내려갈 것으로 본다.
-케이블TV 채널이 40개에 불과한 지금도 자주 보는 채널은 몇 개에 한정되며 볼 만한 채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00개에 달하는 채널이 과연 다 필요하다고 보는가.
▲채널이 한두 개에 불과하더라도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으면 안 본다. 채널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다. 오히려 다양한 수요를 채워줄 전문채널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이며, 프로그램만 좋으면 수요는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채널사용 사업자를 구성하는 원칙은 어떤 것인가.
▲누구나 시청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채널만 하고 싶을 것이다. 평가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운영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채널을 배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KBS처럼 공적 성격이 강한 사업자는 수익성이 높은 채널을 양보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