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싱가포르 「버텍스」, 미국 「SSgA」, 이스라엘 「요즈마」 등 세계적인 투자기관과 공동으로 1000억원 가량을 출자, 지난해 9월 출범한 「코리아벤처펀드(KVF)」가 내년 초에 민간 벤처캐피털과 매칭펀드를 결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VF는 특히 정부가 50%를 출자한 공공 벤처캐피털인데다 세계 유수의 투자기관들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 KVF와 공동으로 펀드를 만들 경우 선진 투자·심사 네트워크 활용과 향후 별도 펀드 결성까지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더욱 주목된다.
25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KVF는 지난 1년여에 걸쳐 구축한 벤처투자 네트워크와 경험축적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투자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아래 직접투자와는 별도로 민간 전문 창투사들과 매칭펀드 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벤처기업특별법에 의거, 설립된 KVF는 법적으로 일반 창투사와 달리 다른 펀드에 출자가 가능한 이른바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다.
KVF는 이에 따라 내년에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인프라」 「바이오·메디컬」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등 3∼4개 테마를 정해 이들 분야의 투자 및 심사 전문성이 뛰어나고 투자 네트워크가 탄탄한 창투사들을 선정, 매칭펀드 형태로 전문 벤처펀드를 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KVF의 관계자는 『파생펀드는 KVF의 설립취지에도 맞는데다 자금운용이 성장단계에 있는 벤처를 대상으로 한 대형 투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략적으로 초기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위해 매칭펀드를 구상하게 됐다』며 『출자규모는 30억∼50억원, 펀드 규모는 100억원 전후를 원칙으로 해서 파트너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VF가 이처럼 민간 창투사들과 매칭펀드 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직접적인 투자와 함께 간접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전체적인 국내 벤처투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신생 및 초기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담당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벤처투자업무에 본격 착수한 KVF는 SSgA를 중심으로 투자심사위원회를 구성, 지난 1년 동안 정보통신 인프라, 반도체 관련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7개 업체에 16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신생 창투사인 플레티넘기술투자(대표 이창수)의 자본금 증자 당시 30억원을 출자, 현재 이 회사의 2대주주(22.6%)로 올라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