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맞아 국내 시스템통합(SI) 업계는 전체적인 사업구조의 틀을 새로 짜는 격변의 한 해를 보냈다. 공공 부문의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주되면서 매출과 수익률이 급증한 가운데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도 생겼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 입찰과정에서의 잡음과 공정성 시비는 끊이지 않아 정보시스템에 대한 기술평가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저물어 가는 2000년 SI업계의 10대 뉴스를 정리해본다.편집자
◇e비즈니스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 〓연초부터 SI업계에는 e비즈니스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이 유행처럼 번졌다. 「e파트너」 「인터넷 통합(Ⅱ)」 「eZ 드라이버」 등의 새로운 슬로건과 비전이 잇따라 발표되고 무선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 e마켓플레이스 및 보안 등 신규사업 진출도 본격화됐다.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올해는 LGEDS의 필리핀 등기전산화사업(5000만달러)과 현대정보기술의 파키스탄 중앙은행 금융프로젝트(2150만달러)를 비롯해 삼성SDS, 포스데이타, 쌍용정보통신 등 주요 SI업체의 해외 승전보가 잇따라 들려왔다. 이를 기반으로 SI업체는 내년에도 해외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인수 및 합병(M&A)가시화 〓쌍용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의 매각 방침이 표면화되고 외국계 컨설팅 업체의 국내 SI업체 인수설도 끊임없이 나돌았다. LGEDS에 대한 LG그룹과 미국 EDS간의 지분 협상도 막바지 조율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러한 M&A의 결과에 따라 2001년에는 새로운 SI업계의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부정당업자 지정 〓삼성SDS가 119 방재전산화사업 문제로 조달청으로부터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는 사상 유례 없는 사건이 연말 SI업계 전반을 강타했다.
삼성SDS는 현재 부정당업자 제재 효력정지를 위한 가처분소송과 제재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내년도 국내 SI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 잇단 진출 〓쌍용정보통신을 선두로 현대정보기술, 포스데이타, 신세계I&C, 동양시스템즈 등 대형 및 중견 SI업체들이 대거 코스닥시장에 진출했다. 연말 증권시장의 침체로 약세장을 면치 못했으나 내년도 SI업체의 추가등록과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강력한 「SI 테마주」 부상이 예상된다.
◇전자정부 구현 가속화 〓전자정부법 제정 등 전자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 각 부처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SI업체들은 전년대비 평균 50%에 가까운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I업체들은 내년에도 전자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 IT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초대형 국방 정보화사업 재개 〓예산확보와 사업자 선정문제로 한동안 연기돼오던 초대형 국방 프로젝트들이 올들어 잇따라 발주됐다.
1000억원 규모인 과학화전투훈련장(KCTC)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쌍용정보통신이 사업자로 선정됐고 육군의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사업은 삼성SDS와 LG전자 컨소시엄이 1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4S산업 급부상 〓지리정보시스템(GIS),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위성위치추적(GPS), 원격탐사(RS)로 대별되는 4S산업이 국토 및 행정관리, 물류, 생활지리 분야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되면서 국가적인 산업지원책이 속속 발표됐다. 특히 오는 2005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디지털 국토를 실현하기 위한 「제2차 국가GIS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사이버의료시대 개막 〓올해 전격 실시된 의약분업은 일반 병원과 약국의 영업시스템과 의약품 유통체계를 최첨단 정보시스템으로 무장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인터넷 등을 통한 원격의료를 포함해 전자처방전달, 보험EDI 청구, 전자의무기록(EMR)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이버 의료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 구축 성공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방형 시스템인 우체국 금융분산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돼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의 구축 및 가동은 그동안 중앙전산실에서 집중 처리해왔던 금융업무데이터를 지역별로 분산해 처리하는 이른바 「금융데이터 분산처리시대」의 개막과 함께 우체국 금융서비스의 획기적인 향상을 예고하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