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텔코리아(대표 은진혁)는 몇번의 소동을 겪었다. 주력 칩세트인 「440BX」에 이어 차세대 고성능 PC용 주력 칩세트로 야심차게 내놓은 「i820」 칩세트의 메모리트랜스레이터허브(MTH) 결함이 발생하면서 리콜을 해야 했으며 AMD와의 클록속도 경쟁에서 1㎓를 선점당했다.
i820때는 다행히도 국내에 유입된 물량이 미미해 전세계적인 리콜 사태보다는 덜했지만 일부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얻었다. 또 CPU 속도 경쟁을 하면서 1㎓ CPU 시대 개막을 AMD에 뺏긴 때는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인텔 인사이드」의 저력은 끝까지 빛을 발했다.
인텔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적인 고속성장을 지속했으며 인텔코리아도 99년에 비해 100% 이상의 성장을 달성했다.
매출 공개에 지극히 인색한 인텔코리아는 지난해의 매출을 물어봐도 여전히 함구하고 있지만 1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늘어난 식구가 증명해 준다.
인력 대비 매출에 민감한 외국 업체들의 속성상 지난해 말로 100명 정도에 육박한 인텔코리아는 명실공히 국내 중견 기업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인텔코리아는 본사의 시책에 맞춰 올해에는 기본적인 CPU외에 서버 및 웹호스팅 사업에 무게 중심을 둘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프런트 엔드 서버 시장을 시작으로 국내에도 제품 공급에 들어갔으며 올해는 이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웹 호스팅은 서버 시장을 확대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기존에 잘 갖춰진 인텔의 전세계 네트워크를 인텔이 제공하는 웹 호스팅 서비스로 액세스할 수 있다는 것은 비즈니스맨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인텔코리아는 또 국내 기술 개발 업체를 적극 발굴해서 그들의 기술을 채택하고 협력할 준비도 하고 있다. 99년과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의 통신관련 업체를 인수·합병한 인텔은 국내에서도 이같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들어 두드러진 인텔코리아의 변화는 능동적 마케팅의 전개다.
과거에는 단편적인 광고를 통해 무난하게 시장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고객이 있는 거리로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지난 연말에 있은 용산 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지에서의 소비자 이벤트는 인텔코리아의 변화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텔코리아의 올해 예상 매출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지역 매출은 공개하지 않는다
는 사내 방침의 강조다.
단지 현재의 시장 상황과 국내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인텔코리아도 30% 안팎의 보수적인 성장률을 올릴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