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사업자, 외산장비 중심의 망 구축할듯

IMT2000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시장선점을 겨냥, 조기 망구축 및 장비발주에 나설 것으로 밝혀져 외산 장비업체 입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 사업자가 비동기 IMT2000시스템을 국산 상용화 시점보다 앞서 발주할 경우 열악한 국산 시스템 개발능력 현실을 고려할 때 초기 수조원에 이르는 비동기 IMT2000장비 조달시장은 외국 장비제조업체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5면

이는 사업자들이 국산장비를 이용, 초기 망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는 정부 예측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장비시장 구도의 재편은 물론 자칫 안방을 통째로 외산에 내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IMT는 시장선점을 위해 조기 상용서비스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은 현재 2세대망에서 1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과 대등한 경쟁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통신은 이 사실을 비동기 IMT2000시스템을 개발중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및 일부 장비제조업체에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통신은 내년 5월께 비동기시스템을 발주하고 6∼7월 장비선정을 위한 벤치마킹테스트에 나서며 10월에는 1차 물량을 납품받을 계획이다. 업계는 한국통신이 설치할 초기 기지국 물량을 전체 기지국의 3분의 1에 가까운 1000여개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이같은 네트워크를 토대로 2002년 5월 주요 대도시를 거점으로 상용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2년 5월 실시할 시범서비스는 단순한 「시범」 수준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상용서비스로 격상된다.

한국통신이 이같은 계획을 추진할 경우 2002년 5월 시범서비스 차원의 비동기 IMT2000서비스를 추진하려던 SKIMT도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SKIMT는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국산장비를 이용한 상용서비스 방침을 천명했으나 경쟁사업자인 한국통신이 빠른 상용서비스에 나설 경우 자신들도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IMT와 SKIMT가 조기 상용서비스에 나설 경우 2002년 5월 시범서비스 일정으로 제품개발을 추진하던 국내 장비제조업체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초기 망구축 물량이 외산장비로 채택될 경우 제품간 호환성 확보 등을 명분으로 외국산 비동기 IMT2000시스템 장비도입이 대거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를 제외한 국내업체들은 상용제품 공급이 가능한 시기를 2002년 6월께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들은 상용제품 출시 이후 사업자들이 납품 발주를 낸 후 벤치마킹테스트에 들어가면 2003년 5월이나 돼야 상용서비스 제품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의 입장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G전자는 당초 11월로 예정된 비동기식 시험시스템 데모일정을 두달 정도 연기하는 등 시스템 개발일정이 다소 차질을 빚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통신이 2002년 5월부터 전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대부분 외산장비에 의한 망구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은 해당기간내 제품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신뢰성·제품응용면에서 외산장비에 비해 뒤처져 발주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