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1미크론은 100만분의 1m) 이하 차세대 반도체 회로선폭의 도입시기가 빨라질 것인가.」
차세대 반도체 디자인 룰의 도입시점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 룰은 칩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고 관련 장비·재비의 개발방향도 달라져 늘 반도체업계의 관심사였다.
이제서야 0.18미크론이 정착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디자인 룰이 새삼 거론된 것은 반도체 기술 분야의 세계로드맵위원회(IRC)가 최근 차세대 디자인 룰의 조기도입을 담은 「2000 세계 반도체 기술 로드맵(2000 ITRS)」 개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0.13㎛ 미세회로선폭 기술이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진 내년부터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또 2004년에는 0.09㎛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가 양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마이크로프로세서(MPU)/주문형반도체(ASIC)의 회로선폭도 2001년에 당초 0.18미크론보다 좁혀진 0.16미크론이 적용되고, 2003년은 0.15미크론에서 0.13미크론으로, 2005년 0.115미크론에서 0.1미크론으로 도입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표참조
이같은 전망은 지난해 나왔던 로드맵에 비해 평균 1년 정도 빨라진 것이다.
IRC의 전망치는 업계의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조사된 것으로 반도체업체들이 웨이퍼의 크기를 늘리는 것보다 회로선폭을 좁히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업계 전문가들이 0.13㎛ 이하 기술의 적용시점이 이번 로드맵대로 빨라질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업계 한쪽에서는 이번 기술 로드맵이 일부 미국·유럽 반도체업체들의 의견을 주로 반영, 지나치게 「공격적인」 전망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단지 업체들의 희망사항이 반영됐다는 견해도 있다.
특히 핵심공정인 리소그래피(lithography)나 공정 재료·테스트·결함감소 등의 「미해결 과제」가 산적한 상태에서 이러한 전망이 제대로 맞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이를테면 리소그래피 장비의 핵심부문인 렌즈를 구성하는 칼슘플로라이드는 품질미비로 공급여부도 불투명하다.
광원 공급업계 관계자들은 『0.13미크론까지라면 몰라도 0.10미크론이하 공정기술에서는 ArF 광원을 적용해야 하는데 생산단계에 이르려면 리소그래피 장비와 렌즈·감광액 부문에서 개선해야 할 것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정재료 중 게이트옥사이드(gate oxide) 재료부문도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재료로 예상되는 하프늄옥사이드나 지르코늄실리카의 개발이 덜 돼 있으며 이들 재료를 웨이퍼에 증착할 수 있는 장비도 준비가 미흡하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