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달러당 1250원을 넘어서면서 매출 중 수출의존도 비중이 높은 섬유·조선 등의 업종은 즉각적인 채산성 향상이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휴대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은 부품의 수입의존도, 경합국과의 가격경쟁력 등의 변수가 작용해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급격한 원화절하가 단기적으로 IT업종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으나 이같은 추세가 6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 일부 업종에서는 오히려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 박팔현 연구위원은 『반도체·통신기기 등 IT업종은 수출비중이 높아 단기적으로(3∼6개월) 매출신장에 의한 채산성 향상이 예상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제품의 원부자재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아 수익이 많이 상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휴대폰은 로열티 부담이 상당히 늘어나 기업 수익에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고정민 연구위원은 『저가PC, 모니터 등은 수출 비중이 커 가격경쟁력에 유리하다』며 『특히 모니터는 국산화율이 높아 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반도체 장비분야는 수입 비중이 높아 채산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연구위원은 또 『기본적으로 환율은 수출품에 대한 부품수입 비중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KIET) 장윤종 디지털경제센터장은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주도 산업구조에서 환율상승은 무역수지에 일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일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컴퓨터 등의 품목은 상당한 채산성 상승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환율탄력성이 민감한 일부 업종들의 환율효과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KIET 주대영 연구위원은 『등락을 거듭하는 환율변동은 반도체 산업에 그리 좋을 것이 없다』고 전제하고 『반도체는 내수보다 수출비중이 높아 어느 정도의 수익 향상은 기대되나 장기적으로 보면 장비·부품의 수입의존도와 로열티로 인해 수출대비 채산성은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