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과 코스닥 장기침체 등으로 6개월여동안 지속되고 있는 벤처자금 경색이 이르면 내년 2월경부터 서서히 풀릴 전망이다. 이에따라 자금난으로 벼량 끝에 내몰린 벤처업계가 새해부터는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코스닥 장기침체에 따른 자금회수(exit) 부진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투자로 일관했던 벤처캐피털들이 내년 2∼3월경에는 투자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제2차 금융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등 금융시장 자체가 아직 불안요인을 안고 있지만 악재가 전면에 돌출됨으로써 오히려 시장 안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벤처금융시장이 6개월 이상 냉각되면서 벤처거품이 상당히 줄어들어 이제는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IT벤처투자 안재홍 대표이사 전무는 『투자회수가 부진해 벤처캐피털들의 자금사정이 충분하지 않고 벤처붐 재조성의 열쇠인 코스닥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변수』라고 전제하며 『하지만 「더 이상 상황이 나빠질 수는 없다」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 2∼3월경에는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통부와 중기청 주도로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정부 재정자금을 연계한 민관 매칭펀드 결성이 대거 추진되고 있는 것도 내년 2월경부터 벤처투자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플레티넘기술투자 이창수 사장은 『조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정책자금 출자 벤처펀드가 최근 줄줄이 결성되고 있어 2∼3월에는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며 『벤처구조조정으로 벤처캐피털들이 장기투자 비중을 높여 이제는 코스닥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투자가 재개될 시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설사 벤처투자시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경쟁력있는 유망 벤처로 투자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기술투자 곽성신 사장은 『현 벤처금융 경색은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1월 결산기가 지나 2월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며 『그러나 갈수록 좋은 벤처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투자는 제한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