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기업인 연합회 출범 의미와 과제

기존 경제 5단체에 필적하는 신경제인들의 대규모 단체인 e비즈니스 기업인연합회(약칭 e기련)가 오는 2월 출범한다. 28일 개최된 발기인 대회에서부터 대대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세를 과시한 e기련은 향후 국내경제 전반에 의미심장한 변화를 가져올 주역으로 벌써부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e기련이 국내경제에 과연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정부의 정책기조가 구조조정과 e비즈니스를 통한 신경제 진입이라는 두가지 축인 점을 감안하면 그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익히 예상되고 있다.

e기련 출범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민간차원의 자율적인 신경제 견인차가 탄생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21세기 초일류국가 건설을 위해 그동안 벤처육성을 통한 e비즈니스산업 발전과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 접목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다. 그러나 거품붕괴 이후 벤처산업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데다 전통산업계의 e비즈니스 접목도 성에 차지않을 정도로 소극적이어서 불만이었다. 급기야 정부는 내년부터 발등의 불인 구조조정과 함께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 접목을 양대 화두로 삼고 밀어붙이기로 작정했으나 여전히 민간쪽의 적극적인 의지를 못내 아쉬워 하고 있었다. 이러던 차에 민간주도의 e기련의 출현은 정부로서는 가뭄의 단비격인 셈이다. 내년부터 민관 합동의 e비즈니스 활성화가 자못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e기련의 출범은 국내 경제와 재계를 대표해온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기존 경제5단체의 위상과 역할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통기업의 기업인단체인 전경련과 e기련은 구성원이 다르지만 유사한 역할과 기능을 띠고 있어 더욱 그렇다. 전경련을 비롯한 기존 경제5단체들은 정부가 앞장서 나가고 있는 e비즈니스 활성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큰 도움을 주지 못한게 사실이다. e기련의 출현은 기존 5단체들이 제역할을 하지못한 공백을 채우는 한편 신경제인들의 목소리를 담아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처럼 e기련이 경제계와 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자생적이라기보다는 신경제인들이 제목소리를 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규합한 거대단체라는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14개 관련 협회·단체 그리고 다양한 업종의 기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우선 이 다양한 단체들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정해내느냐가 첫번째 관문이다. 또한 참여기업들이나 부회장단들이 대부분 신생이기 때문에 거대조직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기존 경제단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e기련은 이 첫단추와 두번째 단추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그 위상과 역할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