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시끄러운 연말」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서비스 불만을 호소하는 네티즌으로 인해 「불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의 아킬레스건인 개인 정보 유출부터 잦은 시스템 다운, 고객과의 약속 불이행 등 철저하지 못한 서비스로 네티즌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

더욱이 연말연시에 e메일 사용량이 폭증하는 등 인터넷 사용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지만 결산이나 신년 계획 등 바쁜 내부 업무로 서비스가 다소 소홀해지면서 게시판에는 서비스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체들은 경기 악화로 시장이 침체된 데 겹쳐 회원 이탈 조짐마저 보이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개인 정보 유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보안 문제가 허술하다는 점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최근에는 국내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인 아이러브스쿨 회원 600만명에 달하는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당해 충격을 주었다. 아이러브스쿨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 비해 이름·주소·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 등 실명 등록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격을 주고 있다.

아이러브스쿨측은 사후 조치를 취했다고 공시했지만 이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나 탈퇴를 원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비록 이번 사건은 경찰 조사로 촉발됐지만 인터넷 업체의 취약한 보안 상태를 감안할 때 알려지지 않은 개인 정보 유출이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비스 불만족 =최대 가입자를 자랑하는 간판 인터넷 기업인 다음은 연말에 폭증하는 e메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 등으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되돌아오는 e메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다음뿐 아니라 메일 기반의 포털 서비스 업체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 최근 e메일이 자주 리턴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MSN도 최근 미국 본사의 일부 서버가 다운되면서 필요한 메일을 보내지 못해 피해를 본 네티즌이 속출했다. 국내 대표적 인터넷 기업인 코리아닷컴도 시스템 불안정으로 종종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 아이러브스쿨이나 한국통신 한미르는 최근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인터넷 사용자들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매끄럽지 못한 사업 추진 =야후코리아는 액세스인터내셔널과 콘텐츠 지적 재산권 문제로 법적 분쟁을 진행중이다. 야후가 액세스에서 제작한 미국의 록그룹 「드림시어터」 공연을 무단으로 자사 사이트를 통해 내보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야후측은 m.net과 계약해 서비스했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검찰에서 위법 과실을 판결받았다.

액세스는 이와 관련, 야후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드림위즈도 단말기 무료 이벤트 행사로 홍역을 치렀다. 당초 단말기를 제공키로 했던 LG텔레콤이 단말기를 지급하지 못하자 단말기 발송 지연과 중단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게시판에 넘쳐났다. 드림위즈는 부랴부랴 자체 자금으로 이를 해결했으나 드림위즈의 지명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인터넷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완벽한 서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수익 모델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회원을 겨냥한 내실 있는 서비스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신경을 쓰다보니 서비스 자체가 다소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