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하다.
경제상황 악화로 더욱 더 에너지 절약이 요구되는 요즘, 대학 역시 예외일 수 없지만 학생들로부터는 그러한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수업 후에도 켜져 있는 형광등, 쓰지 않고 켜 놓은 컴퓨터, 실험기자재, 기타 전기기구 등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은 이미 오래 된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사무실이나 연구실의 에너지 낭비도 심각해, 점심시간이나 외출할 때 형광등이나 컴퓨터를 켜둔 채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다반사다.
문제는 이런 일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에너지 낭비에 대해 동국대는 지난해부터 △강의실과 연구실 형광등 소등 △컴퓨터 전원 끄기 △개인용 전열기 사용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절약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학측은 교내 형광등을 절전형으로 교체해 30%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고 있으며 가로등에 자동 타이머를 설치, 불필요한 시간에 에너지가 낭비되는 것을 차단하는 등 활발한 캠페인을 벌였다.
동국대 시설관리팀 조성문 과장은 『학교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여러 가지 절약사례를 참고,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해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숙명여대는 격등제를 실시하고 변기도 절전형·절수형으로 교체, 형광등도 절전형으로 바꾸는 등 에너지 절약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대학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반응이나 참여는 저조한 편이다.
동국대 독어독문학과 2학년 남지희씨(21)는 『학교에서 그런 운동을 벌이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대학생활이 점점 자기 중심적으로 돼가면서 학교 문제에는 무관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동국대 인문학부 1학년 최수정씨(20)는 『학생들이 교내 에너지 문제에 대해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학생들의 의식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에너지 절약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학생들이 에너지 절약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에너지를 많이 절약할 수 있다고 대학측은 전망했다.
빈 강의실에 켜져 있는 형광등을 하루에 한시간 꺼두면 연 2000만원,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한시간 꺼놓을 경우에는 1700만원 가량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대 정보시스템전공 2학년 최종광씨(21)는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교측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대학측은 학생들이 전기 스위치 끄기 등과 같은 통상적인 에너지 절약은 가정과 중·고등학교를 통해 이미 배워 쉽게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홍보를 게을리 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절약문제의 해결방법이 학생들의 의식변화에 있는 만큼 대학측의 이러한 에너지 절약운동은 수정돼야 할 것이다.
동국대와 숙명여대는 내년에도 기술적인 부문외에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에너지 절약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명예기자=노현태·동국대 pooh-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