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올해 전자산업 분야는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전·부품업체들은 세트업체의 가격인하 요구와 자금시장경색, 미국경기 침체 등 어려운 외부여건에도 불구하고 분주한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산전·부품업계의 경기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자 및 장비부품소재
올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시장은 초반에 위축됐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회복되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주 수요처인 PC시장의 성장궤도가 이렇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시점은 반도체시장의 경우 빠르면 2분기 이후, 디스플레이시장은 4분기 이후로 점쳐졌다.
지난해 4분기들어 위축된 반도체시장은 올들어 펜티엄4 탑재 PC의 본격 출시로 곧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PC업체들은 지난해 가을 메모리 가격이 높은데다 펜티엄4의 출시 지연으로 메모리 확장을 주저해 메모리시장은 불황에 빠졌었다. 그런데 메모리 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한데다 그동안 부진했던 기업들의 전산투자가 되살아나면서 PC업체들은 대당 장착하는 메모리를 올해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그 시점이 2분기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앙처리장치(CPU)시장 역시 PC수요의 증가로 활황세를 타게 되나 인텔과 AMD의 경쟁격화로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메모리·CPU와 달리 일반 시스템IC 및 수탁생산(파운드리)시장은 별다른 기복 없이 고른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시장도 하반기부터 활성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브라운관시장은 고성능 모니터와 디지털TV에 대한 수요증가로 완전평면과 같은 고성능 브라운관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은 올해 가격하락세가 지속되겠으나 가격하락에 따른 수요증가로 이르면 하반기중 활황세를 탈 것으로 관측됐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올해 본격적으로 등장해 초기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시장형성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올해 국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성장률(26.8%)에 비해 하락한 20% 초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이보다 낮은 1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활짝」 웃었던 반도체 제조용 장비·재료업계는 2001년에 「미소」에 만족할 전망이다.
반도체시장의 호조가 당초 예상을 뒤엎고 2000년 하반기부터 둔화세를 띠는 가운데 2001년에도 상황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내년에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장비·재료 수요증가로 1999년 대비 50∼300%의 대폭적인 매출신장률을 맛봤던 업체들은 올해 매출신장 목표치도 낮게 잡았다. 내년에 반도체부문 설비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공급비중이 높았던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내년에 목표로 했던 신규투자를 미룰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업체들은 새로운 돌파구로 품목 다각화와 수출비중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 업체들은 그동안 반도체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사업비중이 낮았던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용 장비분야를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부문에 비해 LCD부문의 신규투자는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그동안 반도체 장비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LCD 장비 국산화를 서두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장비·재료업체들은 반도체 제조공정 주변장치의 공급에 치우쳐 시장변동에 크게 휘둘렸던 데서 탈피, 반도체 제조 핵심공정장비 개발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또한 현재 1∼2개 정도에 그친 장비 생산품목을 더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전략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은 새로운 도약을 목표로 차세대 12인치 웨이퍼 공정장비를 서둘러 개발, 상용화하고 시장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수출 강화도 장비·재료업체들이 내년에 중점 추진할 전략 중 하나다.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의존이 너무 높았던 데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 수출비중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국산 반도체 장비·재료의 기술수준과 제품신뢰도가 많이 향상되고 외국 제품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도 업체들에 해외진출의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미 수출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업체들은 해외 현지업체와의 제휴·기술이전 등을 통해 공급기반을 늘릴 전망이다. 수출비중이 아직 미미한 업체들도 대만·동남아·일본·미국·유럽 등지에 해외 판매·서비스 거점을 확보해 외국 반도체·LCD 제조업체들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내년 수출비중을 올해보다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 일반부품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들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 장비와 이동통신단말기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와 LG전자·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대덕GDS·페타시스 등 주요 PCB 생산업체들은 업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올해에도 전년 대비 30∼40%의 매출신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 수출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신규 설비투자로 제품 생산능력을 확충,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장비용 초고다층 PCB와 빌드업기판, 볼그리드어레이(BGA) 및 칩스케일패키지(CSP)기판 등 고부가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대형 및 중견 PCB 생산업체들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반면 경기침체의 여파로 영세 PCB업체들의 수주물량은 줄어들어 PCB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G화학과 삼성SDI의 시장참여로 국산 제품이 본격 생산되고 있는 2차전지시장은 모바일기기의 증가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업체들의 2차전지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 등 기존업체의 사업확대와 신규업체의 시장참여로 2차전지시장을 둘러싸고 한·일 업체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알루미늄 전해콘덴서업체들은 유로화의 약세로 유럽 바이어들이 한국 전자제품의 수입을 점차 줄이고 있어 상반기에 콘덴서 수요가 큰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사업목표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환율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디지털TV도 일반화돼 다시 콘덴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국내 알루미늄 콘덴서시장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100억개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정디바이스의 경우 세계 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VCR·컬러TV·모니터 등을 제조하는 국내 세트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 시장의 변수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모뎀과 장비업체, 벤처업체들이 어느 정도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3000억원대에 달한 수정디바이스시장이 올해에는 40% 가량 성장해 4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커넥터업체들은 올해 1∼2월 사이에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그동안 재고를 소진해오던 세트업체들이 신규주문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회복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세계 PC시장의 위축으로 정보통신 분야가 가장 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전의 경우 국내업체들의 해외 수출물량이 늘고 있는데다 환율까지 약세여서 호경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자동차 분야는 삼성자동차 문제가 정상화됐으며 현대 및 기아의 수요가 늘고 있어 성장세가 예상된다.
국내 소형모터시장은 내년도 정체 혹은 10% 미만의 소폭성장이 예상된다. 새해에도 PC와 이동전화 등 정보통신기기용 소형모터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CD롬 스핀들모터의 경우 삼성전기, LG이노텍, 삼홍사의 삼각체제에 성심전자 등 후발주자가 계속 가세하면서 생산량이 계속 늘어 현재 월 700만개에서 월 900만개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PC기종의 슬림화에 따라 노트북컴퓨터용 소형모터류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에 들어가는 진동모터의 경우 잠재수요는 크지만 국내외 이동전화 성장세를 바라보고 신규업체가 난립한데다 진동겸용 스피커가 속속 상용화되면서 진동모터 수요를 잠식하고 있어 20% 내외의 통상적인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자동차와 가전기기, OA기기용 모터시장도 상대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겠지만 생산기지의 중국 이전이 활발히 추진돼 전체적인 내수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터치스크린 내수시장은 새해에도 큰폭의 성장세를 지속해 시장규모가 1000억원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개인휴대단말기(PDA)·전자책(e북) 등 소형 정보통신기기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7인치 이하 소형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공급이 모자라 올해 1분기에는 터치스크린 품귀현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외국계 터치스크린업체인 다이나프로, 한국마이크로터치 등도 당분간 물건이 없어 못파는 호황국면이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SDI에 이어 소프트앤터치, 한국터치스크린, 스마트디스플레이 등 후발 제조업체 5∼6곳이 계속 생겨나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거래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산업전자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으로 신규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올해 중전기기업계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상반기 동안에는 여기에 고유가 및 환율불안 등 외적 요인이 겹치면서 지난해에 비해 생산·출하 등에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생산·출하 모두 3%의 감소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업체들이 다각적인 수출판로를 개척하고 있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수출이 큰폭으로 증가, 내수위축을 상쇄하면서 전체적인 중전기기시장 외형은 지난해보다 4.7% 증가한 6조92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강기시장은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민의 설비투자 마인드가 얼어붙어 건설경기가 극심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규설치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줄어든 1만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오피스빌딩 등 고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시장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6000억원대 규모를 보일 전망이다.
승강기보수시장의 경우 국내 누계 설치대수가 16만대를 돌파, 업체수가 550개를 오르내리면서 물량확보를 위한 저가 과당경쟁과 부실보수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디지털 보안장비 및 생체인식산업 분야는 사회적 관심도 증가와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육성의지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시장형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전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