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업계의 회고와 전망

29일 열린 「인터넷 벤처업계의 회고와 전망」 좌담회에 참석한 주요 연사들은 인터넷기업에 2000년은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경험한 다사다난한 해였으며 2001년은 2000년의 경험을 교훈삼아 수익을 내는 인터넷기업으로 거듭나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2001년은 그동안 공들여 개발한 수익모델을 실질적으로 검증하는 시험기간이고 이 과정에서 인터넷기업의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참석자들은 올해는 인터넷 사용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이에 따라 초고속망 등 탄탄한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으나 단순히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만으로 모든 인터넷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가르쳐준 해였다고 진단했다. 또 기대와 희망으로 한 해를 연 인터넷기업은 결국 실망과 허탈감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고 악화된 시장 상황을 아쉬워했다.

그동안 가졌던 막연한 인터넷 대박의 꿈이나 불투명한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벗어나 벤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분석해 경쟁력을 갖고자 노력할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네트 박규헌 사장은 『도전정신이나 아이디어 못지않게 비즈니스 마인드나 CEO의 능력이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일깨워준 해였다』며 『국내에서도 인터넷 분야를 대표할 만한 검증받은 간판기업을 육성하는 데 벤처캐피털이나 산업계에서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B네트워크 박훈 이사도 『벤처 성공의 중요한 요소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비즈니스 이해도라는 것을 가르쳐준 새천년이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CEO의 자질과 능력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션 이금룡 사장은 『벤처는 시장에서 진입과 퇴출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성공모델이 나올 수 있는데 그동안 국내에서는 진입은 유연한 데 반해 퇴출에 대해서는 너무나 경직돼 있었다』며 최근 닷컴위기를 계기로 M&A나 매각 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나름의 처방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삼성몰 서강호 상무는 『우리나라의 비즈니스 풍토는 트렌드나 유행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제는 좀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업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좌담회에는 인터넷업계 대표로 이금룡 사장(옥션), 박규헌 사장(이네트), 홍윤선 사장(네띠앙), 한상기 사장(벤처포트) 서강호 상무(삼성몰) 등이 참석했다. 또 벤처캐피털에서 조복래 사장(미래에셋), 고정석 사장(일신창투), 박훈 이사(KTB네트워크), 김병재 팀장(증권협회)이 참석했고 전체 사회는 정철용 교수(상명대)가 맡아 좌담회를 진행했다.<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