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외계층의 정보격차는 예상보다 심각하다.
한국전산원이 1386명에 달하는 농어민·전업주부·고령인구 등 일반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한달동안 조사 분석한 「소외계층 정보화를 위한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정보취약집단과 장애인 정보취약집단 응답자의 48%인 절반 가량이 인터넷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이 있더라도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 이상의 응답자가 인터넷을 한번 이상 들어봤으나 내용을 조금밖에 모른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농어민·전업주부·고령인구·생산직근로자 등 일반인의 8.9%가 인터넷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39.2%는 들어봤으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36.2%는 들어보았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조금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의 경우 48.6%가 인터넷에 대해 전혀 들어보지 못했거나 들어보기는 했지만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31.2%는 들어보았지만 내용을 조금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처럼 인지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취약집단의 인터넷 이용의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경우 61.4%가 인터넷을 알지 못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장애인은 63.5%가 인터넷 이용의사를 나타냈다.
일반인 정보취약집단의 인터넷 이용 희망분야는 은행업무(16.8%), 교육·육아정보(12.9%), 민원·행정업무(9.4%), 건강정보(9.0%), 전자상거래(8.6%), 영상전화(8.2%) 등의 순이었다. 장애인 정보취약집단의 경우는 구인·구직정보(19.7%), 장애인용 교육·복지프로그램(18.9%), 전자우편(13.1%), 장애인재활정보(9.8%) 등의 순서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터 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일반인 정보취약집단의 경우 이미 56.3%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애인 정보취약집단도 응답자의 42.8%가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컴퓨터를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컴퓨터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49.4%에 달해 기반 인프라는 어느 정도 구비됐거나 구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의 정보격차 해소 정책에 대한 인지도도 대체로 낮아 일반인 응답자의 46.0%만이 「주부인터넷교육사업」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인터넷 컴퓨터 보급사업」은 47.9%, 「무료인터넷교육장 운영사업」은 33.0%만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응답자의 경우는 더욱 낮아 「주부인터넷교육사업」은 24.1%, 「인터넷 컴퓨터 보급사업」은 23.9%, 「무료컴퓨터교육장 운영사업」은 29.7%만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용할 줄 모른다」는 응답이 일반인은 47.2%, 장애인은 27.3%로 나타났다. 그 다음 이유로는 일반인 정보취약집단의 경우 「이용할 필요가 없다」가 34.8%였으나 장애인 정보취약집단은 「신체적 조건 때문」이라는 의견이 21.6%로 비교적 많았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정보화시설 보강과 정보화취약집단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교육의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보화와 관련한 지역접근센터에 대해서는 일반 및 장애인 정보화취약집단이 각각 59.9%, 69.0%로 비교적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면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도 일반 및 장애인 정보화취약집단이 각각 62.5%와 70.3%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현재 교육을 못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반인과 장애인 정보화취약집단의 응답이 엇갈려 관심을 모았다. 일반인 정보화취약집단의 경우는 전체의 53.2%가 「교육받을 시간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교육내용이 어려울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16.7%, 「교육비가 부담스러워서」라는 응답이 15.3%, 「교육장이 주위에 없어서」라는 응답이 14.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애인 정보화취약집단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28.0%로 가장 많았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정보화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교육내용이 어려울 것 같아서」가 20.1%, 「교육장이 주위에 없어서」는 17.9%, 「교육받을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가 12.3%를 차지했다.
특히 장애인은 정보화 교육장소로 주민복지관·여성회관·마을회관·장애인복지기관 등 복지기관을 가장 선호했으며(70.7%) 장애인 전용교육장(85.1%)을 일반인 교육장(13.8%)보다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