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01년 한국 증시 전망-KTB 자산운용 장인환사장

2001년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개되고 상승전환은 언제부터 될 것인가.

올해 우리 주식시장을 우라가미 구니오의 주식시장 4계로 설명하면 「역실적 장세의 마감 과정」과 「금융장세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역실적 장세의 특징은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금리가 하락하며 주식시장 역시 하락하는 것이다. 반면 금융장세는 기업실적이 여전히 둔화되기는 하지만 둔화속도가 완만해지고 기업들의 자금수요 감소로 금리는 더욱 하락해 시중에 잉여 유동성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주식시장으로 잉여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한국 주식시장은 기업의 실적대비 과도하게 하락한 부분을 잉여 유동성이 메워가는 과정을 보여 줄 것으로 전망되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주식시장이 한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위축과 수출둔화로 성장이 크게 둔화 될 전망이다. 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에서도 대부분 4% 후반에서 5% 초반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99년 12월 말 GDP의 94%에 달하던 450조원의 시가총액(코스닥시장 포함)이 지난해 12월 240조원이나 감소한 210조원이 됐다. 게다가 벤처투자에 묶여있는 자금이 수십조원이 되므로 주가폭락으로 인한 소비위축은 당연할 것이다. 내수위축에 따른 경제성장률 둔화는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 또한 용이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2·4분기에 5.7% 성장세를 보인 미국경기는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3·4분기에는 2.4%로 성장속도가 뚝 떨어졌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성장에 기여한 정도가 73%에 달했던 IT관련 산업은 미국의 IT투자 감소로 수출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단일 변수중 반도체만큼 큰 것이 없다. 이는 한때 삼성전자가 거래소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했고 지난 99년 3·4분기까지 수출의 15.1%를 반도체산업이 차지하고 있는데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7월 8.96달러에 거래되던 64메가 D램 현물가격이 연말에는 3달러 아래로 뚝 떨어졌다. 이런 가격약세 현상은 올 3월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상반기중에 저점이 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반도체 관련 주식들은 1·4분기까지 조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올해 우리 주식시장은 상반기에 금융권 구조조정, 회사채물량, 반도체 가격 저점 확인 등의 외부요인과 기업의 수익이 하락하는 역실적장세가 진행되고 종합주가지수는 450포인트에서 650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경기저점 확인과 기업자금 수요감소에 따른 잉여 유동성의 증가로 금융장세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종합주가지수는 상반기보다 한단계 레벨업된 550포인트에서 750포인트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