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코닥·삼성전자·한국후지필름·소니코리아 등 주요 업체들은 올해 12만대 정도를 판매, 5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3만5000대를 판매해 250억원 규모를 형성했던 지난해에 비해 판매대수는 3배 이상, 매출은 2배 이상 각각 성장한 규모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133억원(3만8000여대)으로 가장 많은 매출실적을 올렸고 다음으로 한국코닥 130억원(3만여대), 한국후지필름 75억원(1만8000여대), 소니코리아가 60억원(1만여대) 등의 순으로 매출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업계가 디지털 문화의 확산과 공급업체의 제품군 다양화 및 저가보급형 제품의 출시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성장세는 내년에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업체들이 밝힌 2001년 매출목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290억원, 한국코닥 180억원, 한국후지필름 130억원, 소니코리아 100억원, LG상사 100억원, 한국HP 50억원, 삼성테크윈 25억원 등으로 이 목표가 달성될 경우 내년에는 판매대수 총 30만대 이상, 매출액 9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이같은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제품군을 대폭 다양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한편, 유통망 정비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200만화소급 제품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초저가형 제품을 속속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제품군 다양화 =올해는 주요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시중유통 모델 수가 60여종에 못 미쳤으나 내년에는 80여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업체들이 런닝모델을 6, 7개씩 늘리고 후발업체들도 늘릴 예정이어서 업체간 시장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 그동안 고화소 제품시장에 주력해온 아그파·코닥·HP 등이 최근 30만원대 초저가형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각 브랜드에서 초저가 제품출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카메라 화질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인 반도체 소자에 고가의 고체촬상소자(CCD) 대신 저가의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를 이용함으로써 원가절감을 실현한 저가 제품과 장난감형 제품도 대거 선보여 디지털카메라 대중화에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
◇고화소 제품 대중화 =올 상반기부터 200만화소급 제품이 대거 출시돼 12월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디지털카메라 60여종 중 30% 가까이 점유하면서 100만화소급 제품과 함께 시장의 주류로 떠올랐다. 내년에는 200만화소급 제품이 주력군으로 떠오르면서 가격인하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시장에서 60만∼70만원대에 판매된 이들 200만화소급 제품이 내년 상반기중 30만∼40만원대로 가격이 뚝 떨어져 고화소 제품의 대중화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환경변화 =업체들은 내년에 제품 다양화에 따라 현재와 같은 몇개 총판 체제로는 시장확대가 어렵다고 판단, 총판을 추가하거나 다중 대리점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림푸스한국이 지난 10월 한국법인 설립 후 기존 총판 체제를 대리점 체제로 변환한 데 이어 한국코닥과 LG상사 및 아그파코리아 등이 총판을 추가했거나 추가할 예정이다.
한국HP 등도 총판 위주에서 벗어나 전문취급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어 내년에는 대리점간 판매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판도변화 =올해는 삼성전자와 소니코리아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삼성전자는 85만화소의 SDC80을 20만원 후반대 가격에 출시해 저가보급형 시장을 주도했고 소니코리아는 200만·300만화소급 고화소 시장에서 선전하는 등 두 회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내년에는 프린터·스캐너 등 디지털 주변기기업체인 한국HP가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칠 계획이고 올해 캐논 카메라로 시장에 신규 참여한 LG상사도 내년에는 총 12개 이상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통해 빅3 진입을 노리고 있다. 또 카시오의 현지법인 진출설·삼보컴퓨터 시장참여설 등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어 업계 판도변화가 조심스럽게 예견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