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도 퓨전바람

인터넷을 기반으로 온라인에 오프라인 요소를 접목시킨 퓨전바람이 유통업계에도 불고 있다.

대리점 등 실물매장 중심의 오프라인유통에서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로 대표되는 온라인유통으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통업체들의 최대 관심은 기존 오프라인의 기반위에 온라인요소를 적절히 접목시키지 않으면 유통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러한 흐름과 달리 오프라인이 아닌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의 바탕위에 오프라인의 강점을 접목시킨 퓨전유통이 새로운 유통의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왜 퓨전유통인가 = 퓨전유통은 인터넷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유통과 비슷하지만 오프라인상에서 대규모 협력점 및 체인점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매매방식을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에서 입증된 유통의 장점만을 골라 섞은 퓨전유통은 기존 유통업계의 경직된 관행에서도 벗어나 실험적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 기존 유통의 틈새를 공략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 가고 있다.

넓은 의미로 볼 때 1세대 유통을 오프라인 유통, 2세대를 온라인 유통으로 본다면 오프라인기반에 온라인을 접목시킨 유통을 2.5세대로 볼 수 있으며 인터넷을 중심에 둔 온라인기반위에서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접목시킨 퓨전유통은 3세대 유통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움직임 = 넷프라(대표 현원섭 http://www.netfra.co.kr)는 출발 때부터 철저하게 인터넷을 중심에 두고 모든 유통을 생각해온 퓨전유통의 대표 주자다.

예컨대 컴퓨터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인터넷 사용에 필요한 전용선이나 모뎀 등을 병행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고객에게 인터넷 사용에 필요한 환경을 갖춰주고 이후 필요한 컴퓨터와 주변기기의 판매로 연결시키는 것이 넷프라 유통의 기본이다.

아울렛홈쇼핑(대표 정균 http://www.oulet.co.kr)과 소호마트(대표 하병환 http://www.sohomart.co.kr)도 인터넷쇼핑몰업체로 자리를 잡은 후 온라인의 바탕위에 오프라인의 강점이 많은 유통망을 확보, 구매력을 키우고 물류기지역할로까지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퓨전유통업체로 볼 수 있다.

이들 업체는 일반 인터넷쇼핑몰과 달리 지역마케팅을 전개해 차별화를 이루고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의 장점인 구전마케팅도 접목시켜 판매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인터넷업체들이 퓨전유통에 큰 관심을 갖고 사업에 속속 진출하거나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퓨전유통의 미래 = 이처럼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퓨전유통업체가 속속 등장하자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사업을 병행해온 대형 유통업체들은 최근 인터넷사업부를 속속 별도법인으로 독립시키고 인터넷을 중심에 놓고 사업을 재구상하는 등 퓨전유통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가에 따라 사업의 방향이나 새로운 아이디어의 접목,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 등에서 차이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을 기반으로 온라인을 접목시킨다면 온라인은 상품전시나 기존 유통과정의 축소 및 시간절약에서 오는 비용절감효과 등 오프라인 유통의 보완적인 역할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온라인을 중심에 둔 퓨전유통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과의 마찰이 거의 없고 상황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나 판매방식을 즉각 접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