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과 위성방송 등으로 신규 수요 창출이 기대되는 방송과 온라인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화산업은 지난해 수준 또는 소폭 성장한 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산업이 경기순환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데다 호재도 눈에 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분야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도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예상외의 성장세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 =디지털 위성방송 출범과 다수 프로그램공급업자(PP)의 등장으로 올해 방송시장은 다매체 다채널의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상파 3사가 오는 9월부터 디지털 HDTV 본방송을 시작하고 10월부터는 디지털 위성방송이 시작됨에 따라 디지털 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은 유례없는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업계에서는 1월부터 PP승인제가 등록제로 바뀌고 신규 채널이 최소 50∼60여개 등장함에 따라 기존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독점해온 방송 콘텐츠시장에 독립제작사들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널 송출을 대행하는 미디어센터도 붐을 이룰 전망이다.
또한 케이블방송국(SO)들은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이 4월경 SO로 전환 승인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에 대비해 자가망 업그레이드 작업을 가속화하고 구역내에 분산된 사업자를 통합하는 등 그 어느 해보다 극심한 시장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화·비디오 =오프라인산업의 대표격인 프로테이프 시장은 전년대비 15∼20%의 수요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차세대 영상매체로 부각되고 있는 DVD는 전자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에 힘입어 플레이어 보급률이 5%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콘텐츠업체들도 양질의 타이틀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올해 DVD시장 규모는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 지난해 히트작들이 해외 수출을 통해 얼마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느냐도 관심거리다.
◇음반 =음반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30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나 이동통신단말기를 통한 디지털음악서비스는 초고속망의 보급확산과 IS95C 단말기 보급 등으로 크게 활기를 띨 전망이다. 또한 음악콘텐츠를 B2B형태로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이 도입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음악산업계에서는 전근대적인 음반유통구조를 개선할 공동물류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소매점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지난해까지 고공비행을 해온 게임산업은 올해 연착륙 여부가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해 업소용 게임 8500억원, 비디오게임 1460억원, PC게임 1442억원, 온라인게임 1200억원 등 전체적으로 1조2602억원 규모를 보였다. 1999년의 1조239억원에 비해 무려 23%(2363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장 자체가 안정기에 접어듦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빛소프트 송진우 부장은 『그나마 성장여력이 있는 온라인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10% 내외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시장흐름이나 업체 판도에서 큰 변화를 겪는 등 구조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한자릿수 증가에 그치고 PC게임은 10∼20%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대비 무려 400%의 성장을 기록한 온라인게임은 50∼70% 정도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가정용 콘솔게임은 소니 PS2의 국내 상륙시기와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출시 시점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겠지만 일각에서는 제로성장이나 10% 미만의 소폭 성장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올해의 시장규모는 아케이드 9300억원, 온라인게임 2000억원, PC게임 1700억원, 비디오게임 1500억원 등 전년대비 155% 증가한 약 1조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 보면 온라인게임 시장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PC게임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장세는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규 진출업체들이 고전하는 등 후발업체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온라인게임분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예상외로 심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내년 매출을 12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를 달성한다면 한 업체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경우 대만과 중국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온라인게임의 해외진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대만에서 성공을 거둔 선례가 있어 많은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중화권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인터넷부문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시장도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개척해야 할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가정용 콘솔게임이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문화관광부가 4차 일본문화 개방을 통해 가정용 게임 소프트웨어 수입을 허가하고 정부의 강력한 불법복제 단속이 효과를 보인다면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의 직판이나 간접판매에 나설 수 있으며 이 경우 가정용 콘솔게임은 단숨에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 연말께 출시될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가 조기에 출시된다면 가정용 콘솔게임은 국내 게임산업의 중심으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화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