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지난해 닷컴열풍과 신규 정보시스템 구축 수요가 맞물려 활기를 띠었던 엔터프라이즈 SW시장은 올해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예년의 대폭적인 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난해 급격히 성장한 데 따른 상대적인 둔화며 평균 15∼20% 이상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각 부문별로 지난해 1200억∼1300억원 규모에 달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올해 15% 내외의 소폭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전통적인 OLTP성 업무의 경우 시스템 확장이나 신규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 수요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그리 활발할 것 같지 않다. 다만 ERP나 SCM, CRM 등 e비즈니스 기반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DBMS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한국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IBM의 3파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IBM과 MS의 맹공에 한국오라클의 입지가 존속할 수 있을지가 DBMS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DBMS와 달리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나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graion)로 대표되는 미들웨어 시장은 어두운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대폭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3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WAS시장은 올해 50%대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B2C 포털서비스 업체들의 데이터 트랜잭션이 대량화되면서 이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WAS을 잇따라 도입할 예정인데다 기업마다 e비즈니스를 생산성 향상의 전략적인 도구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의 M&A가 활발해지면서 이기종 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EAI SW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간(B2B) 전자상거래를 위한 백엔드 기간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서도 EAI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ERP, CRM, SCM, 그룹웨어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SW는 분야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와 유사한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ERP는 중견기업 대상으로 수요가 꾸준하겠지만 예년과 같은 대형 호재는 없을 것 같다. 정보통신부를 비롯한 국방부, 한국전력 등 정부 공공기관이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수치상 성장률은 20% 안쪽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CRM과 그룹웨어, KMS는 올해 시장이 대폭 성장할 전망이다. 그룹웨어와 KMS는 올해 정부 공공기관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시장을 견인하는 데 이어 CRM은 금융권을 비롯한 인터넷 닷컴기업, 유통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수익모델의 하나로 집중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리눅스업체들은 올해를 성장의 해로 잡았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사업영역을 서버, SI, SW, 임베디드 등으로 전문화, 특화하고 기술기반을 닦는 데 주력했다.
이처럼 지난해가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을 확립한 한해였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수익창출 가능성을 시험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서버 및 SI분야에서 올해 사업성공의 관건은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 만일 성공한다면 업체별로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기전망이 대부분 부정적이라 고객층을 닷컴기업에서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으로 확대하지 않는다면 IT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SW의 경우 국내 시장이 워낙 협소한 만큼 해외시장 개척이 활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베디드 분야는 올해부터 포스트PC 장비들이 본격 상용화됨에 따라 이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통합
이 시장은 지난해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받아 20∼30%대의 성장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낙관적인 시장 전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자정부 사업 추진에 따른 공공부문 시장확대 △금융·제조 부문 아웃소싱 확대 △해외 SI시장 개척 본격화 △인터넷 전자상거래(EC) 시장 활성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S·LGEDS시스템·SKC&C·포스데이타 등 주요 SI업체 대부분이 올해 경영목표를 외부사업 확대를 통한 기업가치의 극대화로 잡고 전년대비 20∼30% 가량 증가한 매출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대형 SI업체들은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한 수출비중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업체별 특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중견 SI업체들의 변신 노력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SI시장이 이처럼 범국가적인 전자정부 사업 추진과 해외 SI프로젝트 수주 활기에 힘입어 당분간 빠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민간 부문의 정보화 투자는 국내 경기상황에 따라 매우 유동적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쌍용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의 매각 추진과 LGEDS의 해외지분 협상 등 업체간 인수 및 합병(M&A) 문제도 올해 SI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보시스템에 대한 평가 및 품질관리와 SW 대가산정 문제 등 국내 SI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개선 노력도 정부 및 민간차원에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