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CEO들이 본 경제 기상도]경기전망

◆「구조조정의 여파로 상반기에는 다소 고전이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다.」 「경제가 위기국면을 맞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IMF와 같은 경제위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본지가 2001년 새해를 맞아 전국 108개 IT업체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2001년 경기전망 및 경영의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경기가 대체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지만 IMF와 같은 경제위기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결과는 IT업계가 IMF경제위기 탈출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왔던 주인공이자 다가오는 신경제의 주역으로 21세기 한국경제를 책임질 부동의 기대주란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조사는 정보통신, 컴퓨터, 가전, 영상콘텐츠, 반도체·산업전자, 인터넷 등 IT업종을 6개 분야로 나눠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형태로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 정리한다. 편집자◆

◆흐린 뒤 갬(경기전망)

IT업계 경영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당분간 지속되고 구조조정의 여파와 투자 및 소비 위축 등으로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 108명의 응답자 중 절반을 넘는 58%(63명)가 올 경기가 「지난해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자는 17%에 불과했다.

경기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로는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미국경제를 중요한 변수로 들었다. 즉 10년 호황을 누린 미국경제가 이제 정점을 지나 서서히 하강국면으로 전환, 세계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구조조정과 금융불안으로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점도 경기부진의 이유로 제기됐다.

업종별로는 가전 등 생활전자와 유통업체들의 경우 전체의 72%가 올해 경기가 저조할 것으로 전망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정보통신·컴퓨터·인터넷 등은 비슷한 분포도를 보였다. 그러나 영상콘텐츠와 정보통신은 상대적으로 경기호전을 가장 높게 예상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업종이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IT업계 경영자들은 그러나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올해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자의 대부분이 하반기 경기회복이 상반기 위축된 부분을 상쇄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경기 전망에 대해서도 비교적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미국경제의 불안으로 세계경기가 저조할 것이란 응답이 47%였으며 「비슷할 것이다」 36%, 「호전될 것이다」 15% 순이었다. 국내보다는 경기부진 전망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유럽·일본·중국 등의 경기호전이 주 이유로 부각됐다.

그러나 올해 매출목표에 대해서는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예상, IT업계가 경기부진의 우려속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매출 등 경영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55개 업체의 평균 매출증가율 목표가 전년대비 17%에 달했다. 특히 인터넷업종은 무려 53.25%의 매출증가율을 예상, 닷컴위기론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높은 성장성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