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가 여는 100년의 문, 양자컴퓨터 현실로 다가왔다

아인슈타인의 명성에 버금가는 20세기 물리학자 블랭크가 양자론(量子論)을 제창한 지 100년. 21세기에는 이 양자가 컴퓨터·통신 분야의 혁명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과 대학 등지에서는 원자 및 분자 등을 1개씩 조작해 반도체 재료 등을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레벨에서 제어할 수 있는 「양자정보기술(QIT)」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초고속컴퓨터 및 절대로 해독할 수 없는 암호개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로 1년 이상 걸리는 계산을 불과 0.1초에 해내는 꿈의 계산기로 불린다. 특히 인터넷 검색에 나설 때 장소 및 가게명, 전화번호를 단편적으로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양자 컴퓨터라면 간단히 발견할 수 있다.

또 고속병열연산(高速●列演算)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살리면 「최적화 문제」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트랜지스터의 수가 억(億) 레벨을 쉽게 넘어 수년 후에는 점보제트기 수준만큼 설계가 복잡하다는 고밀도집적회로(LSI)의 최적 설계도 순식간에 해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 기지국의 최적 배치 및 판매 정보를 반영시킨 상품의 이상적인 진열, 완벽한 기상 예측 및 경제 예측도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우정성은 지난해 6월 정리한 양자정보통신기술에 관한 보고서에서 용도를 특정한 양자컴퓨터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10년, 범용형은 201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꿈의 컴퓨터 개발을 위한 기업들의 연구도 본격화되고 있다. 후지쯔의 연구개발 자회사인 후지쯔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나노테크놀로지 연구센터」를 발족시켰다. 이 연구센터는 21세기에 커다란 기술혁신을 가져다 줄 「나노테크」를 기본 연구의 키워드로 들고 있다. 후지쯔의 후지사키 사장은 『향후 5∼10년 내로 양자암호, 양자컴퓨터 등 양자기술은 기업에 있어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센터 요코야마 나오키 소장은 양자컴퓨터의 정보처리 기본단위인 양자비트를 나노크기의 작은 공간(양자상자)에 봉합한 스핀(전자의 자전에 해당)으로 실현시킨다는 방침이다.

NEC 기초연구소의 경우 실리콘 기판상에 고온초전도체의 회로를 작열해 「0」과 「1」를 합친 상태(1양자비트)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밖에도 미국의 IBM은 알마덴연구소에서 고체소자가 아닌 특별히 설계한 액체 분자를 사용해 5양자비트의 양자컴퓨터 제품화에 성공했다. 이 연구소는 향후 과제로 액체 분자컴퓨터의 성과를 고체소자에 반영시키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