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핫이슈(3)>도약기 맞은 ASP

작년 정보기술(IT)산업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분야가 바로 온라인임대서비스업(ASP)이다. 온라인을 통해 기업이나 개인에게 각종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빌려주는 ASP는 기업의 전산시스템 운영비를 절감해 주는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 큰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에 기간통신업체는 물론 인터넷서비스회선제공(ISP)업체, 시스템통합(SI)업체, 컴퓨터 하드웨어업체 및 소프트웨어업체 등의 전 IT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진검승부를 펼쳤다.

심지어 게임업체들도 이 시장에 가세, 게임 ASP시대를 선언함과 동시에 사무자동화 소프트웨어와 인트라넷·기업자원관리 등의 기업용 솔루션 중심으로 형성된 ASP시장의 영역을 한층 넓히기도 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ASP컨소시엄이 설립되는 등 그야말로 국내 ASP산업의 초석을 다진 시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발전과 IT업계 전반에 걸친 대규모 투자와 업체들의 치열한 선점 경쟁에도 불구하고 ASP시장은 수요 창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면밀한 수요예측과 시장분석없이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인데 올해 ASP시장은 지난해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회복이 가장 큰 변수지만 금융권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IT투자를 통한 비용절감이라는 「명제」를 거스를 수 없고, 이는 ASP 만큼 확실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 컴퓨팅 서비스에서 시작, 기업 정보시스템 분야로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ASP시장은 올해에는 영역이 한층 다양화되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에 주목받았던 사무 프로그램이나 기업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등의 업무용 소프트웨어는 물론 전자상거래·e메일·교육·보안·콜센터 등의 전문 분야도 올해는 큰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또 무거운 PC에서 하드드라이브 등을 없앤 초간편 단말기인 신클라이언트와 ASP가 맞물릴 때에는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며 지난해 일부 선보인 ASP보험도 올해는 시장 확대와 더불어 더 다양화될 전망이다.

개화기를 맞을 국내 ASP시장은 한국ASP산업컨소시엄이 지난해 회원사를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규모가 지난해의 2.5배인 약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SP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비용절감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급팽창하고 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미국 IDC가 예상하고 있는 2003년 세계 ASP시장 규모는 2억달러다. 98년 1억500만달러에 비하면 20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양키그룹의 경우 IDC보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 미국 ASP시장 규모만 1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3월에 처음으로 세계적 IT업체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국제 ASP행사가 열린다.

지난해에 발족한 「ASP산업컨소시엄」이 설립 1주년을 기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북미·유럽·아시아 등의 선진 IT국가의 주요 ASP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으로 있다.

이에따라 3월의 국제 ASP행사는 국내 ASP업체들이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메이드 인 코리아」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SP시장이 황금광맥임은 분명하지만 모든 IT업체들이 이의 수혜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즉 고객실정에 맞는 맞춤서비스 등의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ASP업체들은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가트너그룹 산하 데이터퀘스트는 ASP원조인 미국에서 2004년까지 인수·합병(M&A) 등 통합 바람이 거세게 몰아 닥쳐 궁극적으로 대형업체 20여곳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살벌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데이터퀘스트는 ASP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최고가 될 수 있는 한 분야에 전문화할 것』 권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ASP업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편 지난해에 ASP시장에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세계적 IT업체들도 올해는 ASP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며 불꽃튀는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세계적 데이터베이스업체인 미국 오라클은 비즈니스온라인(BOL)이라는 이름으로 재작년부터 ASP사업을 개시하고 있는데 향후 4년안에 BOL매출을 전체 애플리케이션 판매액의 50%로 높일 계획으로 있다.

이외에 세계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인텔·HP·AT&T·IBM·SAP 등 세계 유수의 IT업체들도 「ASP 대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올해 사운을 걸 것으로 보인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IT업체들이 이처럼 ASP에 사운을 걸고 있는것은 ASP가 온라인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빌려준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오프라인 유통의 혁명적 도구로 정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ASP산업이 앞으로 보다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및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 △보안성 향상 △다양한 서비스 체계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ASP사업은 애플리케이션만 가지고는 운영하기 힘들기 때문에 네트워크, 인터넷 접속, 하드웨어, 각종 전자상거래 솔루션 등 IT산업 전반에 발전을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