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면 사이버대학이 문을 연다. 사이버대학 개교는 교육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뜻깊은 일이다. 기존 집체식 교육체계를 과감히 바꾸어 놓은 새로운 시도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관심도 크다. 사이버대학이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방송통신대학이 실시해온 원격교육과는 달리, 인터넷을 기반으로 정규교육이 처음 시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전 가능성을 한단계 더 보여준 것으로 성공 가능 여부에 따라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까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의 대상이다.
교육 수혜자에게는 교육의 기회가 더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한다. 사이버대학은 일반대학이 다루지 않는 특화된 영역 중심의 강좌가 이루어져 새로운 전문인을 양산할 수 있다. 사회적인 관점에서는 입시 고질병인 고액과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대학의 문호를 넓힘으로서 입시전쟁과 같은 부조리를 다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버대학은 교육 패러다임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
△ 사이버대학의 운영 환경조성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초고속망 가입자는 4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11월 말 국내 초고속망 가입자가 397만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초고속망 가입자 400만명은 국내 전체인구의 10%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로 인터넷 마니아가 전체인구의 10%에 육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숫자만으로도 인터넷 교육여건은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또 인터넷 교육 사이트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사이버대학의 전초 단계로 검증을 거친 만큼 환경 조성도 충분히 이루어져 있다.
99년 1학기 5만6000명이던 사이버강의 수강생이 2000년 1학기 20만명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4년제 대학생 8명 중 1명이 사이버강의 수강생인 셈이다. 사이버강의 솔루션도 업체별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 적용에 어려움이 없다. 기술적인 면이나 인터넷 환경에서 사이버대학은 이제 출범 적기에 다다른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중 가장 유력
사이버대학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가장 확실한 수익 모델이기 때문이다. 교육사업을 수익 모델로 비교하는 것이 다소 어색하지만 최근 인터넷 교육 사이트의 폭증과 관련 비교해 볼 때 사이버대학은 운영상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교육에 대한 열의와 투자의욕이 높은 만큼 사이버대학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수요층이 두텁다는 것은 사이버대학이 커버할 영역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대학은 평생교육의 장으로서 주로 재교육의 장으로서 활용되는 한편 전문직종을 원하는 고등학교 졸업자들에게 직업학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수요·공급의 원칙에서 볼 때 공급보다 수요가 넘칠 전망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학비 또한 기존 일반대학 수준의 50%선에 불과해 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다. 반면 학교의 입장에서는 투자 회수성이 뛰어난 사업으로 평가될 수 있다. 최근 인터넷으로 해외대학에 입학해 공부할 수 있는 유학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적인 교육의 수요는 안정된 사업의 근간이 될 수밖에 없다.
△특화영역 공략에 관심
요리·반도체·애니메이션·영화 등 특화된 영역의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데 사이버대학의 장점이 있다. 일반 정규대학의 경우 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현행 교육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학부의 경우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기초단계로만 인식되고 있다.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 대학을 거쳐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이중부담일 수밖에 없다.
사이버대학의 경우 전문지식 위주의 교육이 실시된다. 전인교육의 측면에서 볼 때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급변하는 사회상과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직업군이 늘어나는 데 대한 인력공급 차원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교육비에 대한 투자비용도 적게 든다. 삼성전자가 실시하는 사내 사이버대학인 반도체대학의 경우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해 직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생산성 향상을 기할 수 있다. 2년 동안의 집중적인 교육은 직업교육, 기업교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준다. 별도의 교육이 필요 없는 셈이다.
△콘텐츠의 활용 및 솔루션업계의 새로운 시장
사이버대학의 개교는 교육 콘텐츠의 활용과 솔루션 업계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사이버교육의 최대무기는 콘텐츠다. 전문영역 중심의 교육콘텐츠는 대학 자체의 활용뿐만 아니라 기업교육용 콘텐츠로 활용도 또한 높다. 콘텐츠의 활용측면에서 사이버대학의 부가가치 생산은 산업발전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솔루션 또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하므로 이 또한 안정적인 시장이다. 이에 따라 ESP(Education Service Provider)사업도 신종사업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