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이후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를 크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일 발표한 「최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 확대요인과 시사점」에서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98년 46억달러에서 99년 83억달러로 확대된 데 이어 2000년에는 114억달러 가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진 것은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웃돌기 때문인데 수출증가율은 99년에 30%, 2000년 1∼11월에는 32%를 기록한 반면 수입증가율은 99년에 43%, 2000년 1∼11월에는 37%를 각각 기록했다.
전자전기제품의 경우 대일 수출증가율은 99년 66.4%, 2000년 1∼11월 46.3%를 기록한 반면 대일 수입증가율은 99년 50.5%, 2000년 1∼11월 32.4%를 각각 기록,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에 비해 낮지만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99년 35억9000달러에서 2000년 1∼11월 36억5000만달러로 증가했다.
기계 및 정밀기기류의 경우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보다 2∼3배 높아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99년 46억7000만달러, 2000년 1∼11월 67억5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돼 전체 대일 무역수지 적자의 64%를 차지했다.
또 지난 98년 대일 수입비중이 26.5%로 낮았던 소재·부품은 2000년1∼11월중에는 27.1%로 높아져 무역수지 적자도 98년 53억달러에서 2000년 1∼11월 82억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대일 수입비중이 높은 전자전기부품의 작년 1∼11월중 무역수지 적자는 37억1000만달러였다.
한국은행은 투자와 소비 등 국내수요 호조로 수입이 늘어난데다 소재·부품, 기계·정밀기기 등 자본재도 일본으로부터 많이 수입하고 있어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98년말과 99년 6월말에 남아있던 수입선 다변화 규제를 해제하면서 해당 품목의 대일 수입이 2000년 1∼11월중 89%나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인 것도 무역수지 적자폭을 확대시켰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대일 무역수지 적자 확대는 우리나라 산업과 무역의 대일의존을 심화시키고 전체 무역수지 흑자를 잠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지역별 무역 불균형을 고착화해 미국이나 EU·중국 등 무역흑자국으로부터 통상마찰이 유발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이어 소재 및 부품, 기계산업을 적극 육성해 일본과 경합관계가 높은 우리 수출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일 수입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재 품목에 대한 품질개선을 통해 일본제품 소비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