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보통신 해외매각 의 미와 전망

국내 IT업계 구조조정 이끌어 낼 듯|

쌍용정보통신의 매각은 관련업계 및 금융구조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잇따른 구조조정 지연과 증시의 폭락으로 올해 경기 전망을 어두웠지만 이번 쌍용정보통신 매각으로 일단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는 평가다.

부채에 허덕이는 쌍용양회가 그룹사중 우량업체인 쌍용정보통신의 지분을 해외에 매각함에 따라 채권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개선시켰으며 쌍용정보통신은 그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걸음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특히 이번 쌍용정보통신 지분 매각은 지난해 국내 산업을 이끌면서도 거품론 논쟁에 휘말리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받게 된 IT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폭락세를 거듭하며 증시를 장기침체 국면으로 내몰았던 IT업체들은 떨어진 주가를 만회하기 위해 수익모델 확보나 인수합병(M&A)을 통한 동종 및 이종간 합종연횡, 유동성 확보로 치열한 1·4분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1·4분기에 업체간 합종연횡과 차별화가 지지부진할 경우 2·4분기 IT업계가 자칫 위기로 내몰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성공적인 쌍용정보통신의 지분 매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대형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향후 M&A 및 구조조정 추진을 계획중인 IT업체들이 보다 안정적인 토양에서 사업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쌍용정보통신의 해외지분 매각은 우선 해외업체를 대상으로 주당 높은 가격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쌍용정보통신의 현재 가격은 6만300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주당 매각가격인 10만1510원은 시장의 기대치보다 높은 가격이다. 쌍용양회의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계획대로 쌍용양회의 쌍용정보통신 지분을 매각할 경우 4400억원을 웃도는 해외자금을 국내에 유입시키게 된다.

단순한 경제적인 효과 이외도 국내 IT업체의 해외매각 및 M&A에서 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피인수업체는 열악한 경영환경과 매각 시간에 쫓기며 헐값에 회사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했으나 쌍용정보통신의 이번 해외매각은 파트너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가격을 이끌어내는 스터디케이스를 제공했다. 조흥은행과 쌍용양회는 매각기일을 넘기면서까지 최대한 높은 가격에 쌍용정보통신을 매각하기 위해 해외의 여러 선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연말 증시 폭락은 지분 매각의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쌍용정보통신의 메리트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높은 매각가격을 이끌어 냈다.

쌍용정보통신의 해외지분 매각은 현재 추진중인 옥션의 e베이 지분 매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옥션은 현재 e베이와 최종 실사를 끝내고 가격 책정을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이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시장가격의 70%를 이끌어냄으로써 e베이가 옥션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쌍용정보통신 해외지분 매각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받고 있는 인터넷업체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쌍용정보통신은 이번 매각에서 경영지표상의 안정성 이외도 코스닥등록업체라는 프리미엄을 톡톡히 챙겼다. 코스닥시장 등록으로 신규사업 및 경영에 필요한 자본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메리트가 부각된 것이다.

이는 코스닥시장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으며 시장에서 제 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 때문에 코스닥등록 대형 인터넷업체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업계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익모델 부재에 시달리는 코스닥등록업체들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상 시너지효과가 높은 관련 업체들의 M&A를 통해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굿모닝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이번 쌍용정보통신의 해외지분 매각은 관련업계 및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쌍용정보통신의 매각을 기점으로 올 상반기 IT업계의 M&A 및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