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2001년 천하통일을 꿈꾼다

『아침에는 레포츠센터에서 땀을 흘리며 체력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게임연습, 그리고 토론, 오히려 시즌때보다 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요.』

올해 출전한 전 대회를 석권하며 명실상부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문의 여왕에 등극한 삼성전자 칸의 김인경은 최근 시즌보다 더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규리그가 끝나 달콤한 휴식을 맛본 것도 잠시, 새해가 시작되기 무섭게 감독으로부터 동계훈련의 명령이 떨어졌다. 비록 지금은 여성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잠시 방심하면 무섭게 추격해 오는 신세대 게이머들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2000년 정규리그를 마친 대부분의 프로게임팀들은 전력보강을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팀이 바로 맹장 정수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전자 칸.

철저한 팀워크를 최우선시하는 삼성전자 칸의 정 감독은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슬로건 아래 새해 벽두부터 선수들과 함께 강행군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칸의 선수들은 서울 교대역 근처 삼성 레포츠센터에서 오전에는 체력훈련을 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자체 연습실에서 게임연습에 들어간다. 연습 동안에는 2000시즌 동안 각 선수들이 펼친 경기장면을 모은 동영상자료를 보면서 실전과 같은 훈련을 펼친다.

선수들의 바쁜 일정을 지도하는 정 감독은 전력을 보강하는 일 때문에 선수들보다 더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문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해 새로운 선수 수혈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감독에게는 그래서 이 겨울이 어느 때보다 짧게만 느껴진다.

2000년 출전한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KTB 퓨처스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신생팀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102전 67승이란 2000년 최고의 승률을 올린 KTB는 올해도 명문구단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1주일간 스키장 훈련을 다녀왔으며 「자율」을 표방하며 개인훈련에 치중해온 팀 스타일까지 변경하며 팀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 뚜렷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안팎으로 영입선수들을 물색하고 있다.

팀성적의 굴곡이 심했던 더미디어 두밥은 사내에서 새 감독을 선임하고 부진한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등 올 겨울을 전력보강의 최대 호기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임성춘·정영주 등 대어급 선수들과 접촉을 벌여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지훈의 활약에 힘입어 명문팀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놓은 n016은 올 겨울 전용 연습실을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최근 창단한 게이머라인·대림정보통신 등도 2001년에 신생팀 바람몰이를 위해 맹훈련에 돌입했으며, 신세계 등 새로운 팀을 창단하려는 기업들도 스타급 선수를 잡기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