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Music]뱀띠해 국산만화영화 기대주

「2001년은 국산 만화영화의 해.」

신세기를 열어 젖힐 국산 창작 만화영화의 뜨거운 호성이 뱀띠해 벽두를 밝히고 있다.

5일 MBC를 통해 방영된 TV시리즈 「가이스터즈」를 시작으로 내달 개봉되는 극장용 장편 「별주부해로」, 상하반기 각각 선보일 「더 킹」과 「원더풀 데이즈」 그리고 「린」 「마리이야기」 등 우리의 기획력과 기술력으로 제작된 만화영화 대작들이 올 한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극장용 만화영화 블록버스터인 「원더풀 데이즈」.

무려 60억원이라는 제작비뿐만 아니라 5년여에 달하는 제작기간, 그리고 3차원 컴퓨터그래픽과 미니어처 합성기술 등으로 숱한 화제를 뿌려왔다.

22세기 환경오염으로 멸망해가는 지구, 유일하게 남은 생존공간 에코반에 사는 선택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생존권을 건 투쟁을 시작하고 이를 배경으로 주인공 제이·수하·시몬의 사랑과 갈등을 그리고 있다. SF팬터지라는 새로운 장르가 주는 신선함에 주인공 캐릭터로 분한 우희진·유지태·정준호의 목소리 연기는 보너스다.

또다른 기대주는 「마리이야기」. 단편 「덤불 속의 재」로 앙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한 이성강 감독의 도전작이다.

주인공 마리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날개·꽃·하늘을 나는 원숭이 등 3가지 에피소드로 엮은 이 작품은 단편에서 보여줬던 수채화 같은 서정성과 감성적인 메시지를 담을 예정이다. 제작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성과 감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투자자들의 참여로 총 제작비 30억원 중 10억원을 확보하며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성서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더 킹」은 한국판 「이집트 왕자」. 미국 애니메이션업체와 4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했다. 어린이들에게 보다 쉽게 성서를 이해시키고 이를 통해 선악의 개념을 가르치기 위해 제작된 이 작품은 기독교 단체의 적극적인 후원을 업고 복음전파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영화 「단적비연수」를 만화영화로 만든 「린」과 3D 애니메이션 「큐빅스」 「아크」, 그리고 TV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백구」의 극장판도 올해 관객을 만날 주요 작품들이다.

월트디즈니에 도전장을 냈던 이들 작품이 당초 의지대로 열악한 환경을 딛고 겨울을 이겨낸 봄나무처럼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