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벤처금융 시장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투자기조를 유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벤처업계에 「단비」를 제공해온 공공 벤처캐피털들이 올해부터는 지방 벤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4일 벤처기업 및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공적자금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요 공공 벤처캐피털들이 「서울벤처밸리」 「대덕밸리」 등 일부 특정 벤처집적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지방 벤처를 육성하기 위해 올들어 지방 벤처기업의 발굴 및 투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통상적으로 공공 벤처캐피털은 후속 일반 벤처캐피털이나 법인, 개인 등의 후속투자를 유발하는 리딩 캐피털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이들 공공 벤처캐피털의 지방 벤처 활성화 움직임은 지방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민간 벤처캐피털이 공동으로 설립한 다산벤처는 올해 100개 지방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미투자 자산 350억원을 바탕으로 지방 벤처투자를 가속화하고 투자재원 확충을 위해 외자유치를 통한 벤처펀드 조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다산벤처는 특히 지역별 특성을 살려 지방 벤처를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광주 광통신, 춘천 애니메이션 등 지역별로 특성화해 집중 육성지역에서 5∼6개 기업을 발굴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2∼3개 기업을 발굴하는 등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기로 했다. 서창수 부사장은 『100개 기업 중 5% 정도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육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나스닥 진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털인 신보창투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지방 벤처투자를 더욱 강화하기로 하고 대전시·중진공 등과 공동으로 100억원 규모의 지방 벤처펀드를 결성해 올해 본격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신보창투는 이 자금의 30% 가량을 대전·충남 지역 벤처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과 지난해 결성한 지방펀드 등을 토대로 지방 벤처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용하는 국민벤처펀드 역시 1호조합에 이어 2호조합 자산을 대부분 지방 벤처투자에 할애하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중진공 김수현 부장은 『현재 2호조합 자산 중 약 40억여원이 남아있는데 앞으로도 주로 지방의 유망벤처를 발굴,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벤처는 특히 추가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조합 증액이나 3호조합 결성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와 외국 투자기관이 공동으로 설립한 코리아벤처펀드(KVF), 산업자원부 주도 아래 민간 벤처캐피털과 일반 법인 등이 참여해 투자와 정책자금 융자를 병행하는 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도 올해 안으로 벤처캐피탈협회 산하기구에서 별도 기관으로 독립, 부품 및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지방 벤처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