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뱀띠해 유망 신인들

『뱀띠냐구요? 아뇨, 하지만 뱀띠해를 기필코 나의 해로 만들겠어요.』

뱀띠해를 이끌어갈 새내기 엔터테이너들의 각오가 대단하다. 「땅」하는 출발신호에 일제히 첫 발을 내딛는 단거리 경주 선수처럼 스타의 꿈을 향한 신인들의 전력질주가 시작됐다.

오프라인으로 내려와 데뷔 앨범을 발표한 사이버 스타 가수에서부터 새해 첫 프로게임리그에서 왕좌에 앉은 신예 게이머, 아마추어 VJ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방송가에 진입한 여성 VJ에 이르기까지 새내기들의 활약상에 뱀띠해 벽두가 후끈하다.

지난 2일 오후 대학로 라이브 클럽. 새해 첫 공연을 위한 리허설이 한창이다.

내로라하는 기성가수들의 라이브 공간으로 주로 활용되는 무대지만 오늘 새해 첫 공연을 맡은 이는 신인 여자가수 유미(21·본명 오유미)다. 앳된 얼굴에 데뷔한 지 한달도 채 안된 그가 쟁쟁한 선배들의 라이브 무대에 서는 비결은 뭘까.

『음악이요? 제게 음악은 생활이나 다름없어요. 어릴 적부터 학교보다 노래하는 것이 좋아 음악하는 선배들을 쫓아다녔어요.』

유미는 지난해 12월 작곡가 겸 래퍼 박지훈(23)과 함께 데뷔 앨범 「YUMIE」를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지만 사실 음악경력은 꽤 됐다.

2년 전 호기심 반 기대 반에 인터넷 음악사이트에 올린 자신의 곡이 무려 4개월 동안 인터넷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사이버 공간의 스타가 된 것. 이어 충주 MBC 남한강 가요제, 남인수 가요제 등 각종 가요제에서 수상하면서 그의 실력은 입소문을 타고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뮤지컬 「빙」에도 출연했고 「마법의 성」 「나는 그녀가 좋다」 등 TV드라마 삽입곡도 불렀다.

올해는 이처럼 익히 검증된 가창력을 바탕으로 타이틀곡 「가라」를 내세워 방송·인터넷·라이브 무대 가리지 않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2집 앨범을 내는 것이 꿈」이라는 유미가 반짝가수가 되지 않고 팬들의 사랑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대형가수로 커갈 것을 기대해본다.

지난 1일 프로게임리그 PKO가 개최한 구단대항 남녀혼성 커플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환상의 「드림팀」 전혁주(20·라이브24 소속)와 이지혜(22·드림디스커버리).

뱀띠해 첫날 뛰어난 기량과 찰떡 호흡으로 스타크래프트 최강의 커플이 된 이들은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된 새내기들. 하지만 게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루 23시간 동안 87게임을 치를 만큼 게임중독증 환자였던 전혁주는 지난해 가을 프로게이머에 입문했다. 올해 목표는 스타크래프트 최고수가 되는 것. 또 봇물처럼 쏟아지는 신작게임도 마스터해 전천후 게이머로 자리를 굳히는 것도 해

야 할 일이다.

「레나」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여성 프로게이머 이지혜. 게임은 물론 케이블TV 게임자키로도 왕성한 활동으로 보이고 있다.

친근한 여동생 같은 외모에 톡톡 튀는 말솜씨를 갖고 있지만 경기에 임해서는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고도의 기술을 구사하는 그의 모습에 이미 팬클럽까지 만들어졌다.

『게임을 놀이가 아닌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케이블 음악방송의 신예 VJ 김소정(21).

지난해 6월 모 방송사가 주최한 VJ선발대회 대상을 수상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지만 벌써부터 m.net 주간 생방송 「핫라인 스쿨」의 메인 MC를 맡는 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늘씬한 키에 서구적인 마스크, 정확한 발음과 카메라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당당함은 그의 큰 장점. 대학에서 홍보 VJ로 활동할 때 익히 가능성을 보였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재미만 추구하는 방송이 아니라 알찬 내용으로 꽉 찬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김소정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