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반드시 다시 살아난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한국 벤처가 올 하반기부터는 재도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1년간 코스닥침체 등 자금경색으로 심한 홍역을 앓은 벤처업계는 보다 성숙한 벤처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벤처기업협회·벤처캐피탈협회·인터넷기업협회·여성벤처협회·바이오벤처협회·환경벤처협회 등 주요 벤처관련 단체에 따르면 금융 및 공기업 구조조정이 상반기에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금융시스템이 정상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하반기부터 벤처가 예전처럼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벤처관련 단체는 특히 앞으로는 첨단기술 벤처와 국제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국제용 벤처」 중심으로 구조재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단체들은 올해부터 흐트러진 분위기를 추스리고 다양한 벤처 지원방안을 마련, 제2의 벤처붐 조성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장흥순)는 금융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질 경우 벤처업계는 하반기부터 기술력 있는 제조업 기반 벤처와 수익·성장성 기반 업체 중심으로 차별화되면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장흥순 회장은 『한민족벤처네트워크(INKE)와 지방벤처의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벤처기업들이 기본에 좀 더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탈협회(회장 김영준)는 벤처업계의 분위기 반전 시점을 경기 전체가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3·4분기경으로 잡고 1·4분기 말부터는 창투사 등 벤처캐피털들이 본격적인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준 회장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민족은 위기때 뭉치는 기질이 있어 벤처가 재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다만 벤처업계가 핵심역량이 아닌 비관련 투자를 자제하고 단기간에 수익을 내려는 조급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닷컴벤처의 구심점인 인터넷기업협회(회장 이금룡)는 올해는 인터넷 인프라가 강화돼 수익기반이 탄탄하거나 시장점유율 1, 2위권 업체, 비즈니스모델이 뛰어난 닷컴벤처가 재평가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특히 실질적인 사업원년인 올해 협회는 정통부와 함께 「해외사업」 「재무」 「마케팅」 「인력」 「경영·법제」 등 5개 분과위로 구성된 경영지원센터를 열고 150억원대 전문펀드를 조성, 닷컴 재도약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벤처협회(회장 한문희)도 정보기술(IT)에 이은 바이오벤처 버블로 상반기는 다소 어렵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회는 이에 따라 바이오벤처업계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벤처캐피털과의 네트워크를 형성, 대대적인 IR를 추진할 계획이며 중기청과 해외진출을 위한 마케팅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방침이다.
환경벤처협회(회장 김형철)는 지난해 정부가 「환경벤처산업 진흥시책」을 발표한 데 힘입어 올해부터는 환경관련 벤처기업들이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에코밸리(eco-valley)프로젝트 △차세대 환경기술개발사업(eco-technopia21) △100억원대 「에코펀드」 조성 △벤처캐피털과의 연대 강화 등 굵직굵직한 전략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여성 벤처기업인들의 대표 창구인 여성벤처협회(회장 정희자), 정보통신 벤처기업 단체인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회장 김성현) 등 기타 벤처관련 기관들도 위축된 벤처붐을 되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수립중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