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다.」
국내 최초의 게임전문 방송으로, 개국 4개월째를 맞는 온게임넷에 대한 게임업계와 방송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온게임넷은 게임이라는 한정된 소재로 방송을 시작, 출범 당시부터 「방송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는 주위의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온게임넷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단시간에 인기채널로 자리잡았다.
온게임넷은 30개 케이블 채널을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에서 항상 상위에 랭크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화제의 프로그램인 「온게임넷 스타리그 중계」 방송시간대는 시청점유율이 무려 20%대에 달한다.
방송 초창기에는 시청자들이 자기 지역SO가 온게임넷을 송출하지 않자 SO에 『온게임넷을 틀어주세요』 『온게임넷이 몇번에 나와요』 등의 문의 전화를 하는 것에서부터 『온게임넷을 방송해주지 않으면 케이블TV를 해지하겠다』는 협박성 전화를 빗발치게 하는 바람에 SO가 부랴부랴 온게임넷을 송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본방송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전국 77개 SO 중 60%에 달하는 45개 SO가 온게임넷을 내보내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무려 70개 SO가 온게임넷을 서비스하고 있다. SO가 보통 40개 이상의 채널을 내보내고 있어 신생 채널이 새롭게 서비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게임넷의 이러한 SO확보 속도는 좀처럼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온게임넷은 또 시청자가 참여하는 본격적인 양방향 프로그램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 7시에 방송되는 「생방송 게임콜」은 간단한 전화조작만으로 방송상의 게임에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청자들은 어떤 종류의 게임이든 전화로 참여하고 그 내용을 방송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가정에 별도의 게임기나 PC가 없는 시청자도 TV를 보며 간단한 전화조작만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어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
온게임넷은 또 게임자키(GJ)를 새로운 인기직종으로 부상시킨 일등공신이다. 「생방송 게임콜」을 진행하는 길수현의 경우 원래 무명 탤런트였으나 이 프로그램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길수현은 신세대 감각에 맞는 통통 튀는 진행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어 팬클럽이 생기기도 했다. 또 극성팬들은 인터넷에 길수현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길수현은 다른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인이 됐다.
하지만 온게임넷에 대해 좋은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콘텐츠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 게임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방송을 제작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지만 보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외 선진게임 개발현황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고 게임업계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또 온게임넷은 국산 게임개발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있다. 방송에 소개되는 프로그램이나 리그 프로그램이 외국게임 일색이라는 지적이다.
석정훈 온게임넷 편성제작팀장은 『채널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게임 위주로 프로그램이 제작된 것을 인정한다』며 『인지도가 높아졌고 국산 대작게임도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국산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