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의 절단 등 초고속 광통신망 장애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 자동으로 복구할 수 있는 파중분할다중방식(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의 전광전송망 테스트베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성공적으로 구현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최덕인) 전자전산학과 정윤철 교수 연구팀은 지난 98년부터 3년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고규군) 정보통신그룹과 공동으로 44억원을 들여 국내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초고속 광통신망의 전송 경로를 필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경하거나 광섬유 절단 등에 의한 장애를 세계 최단 시간인 1000분의 6초 내 자동복구할 수 있는 WDM 전광전송망 테스트베드를 국내 처음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구현된 전광전송망 테스트베드는 4대 광회선분배기(Optical Cross Connect)와 광증폭기, 1000㎞의 광섬유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에 도입될 경우 전송망 구축 및 운영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DM 전광전송망은 기존 광전송망과는 달리 초고속 광신호를 155Mbps급 이하의 전기적 신호로 역다중화해 신호처리하는 경로계층(path layer)과 광섬유로 구성된 물리계층(physical layer) 사이에 광경로계층(optical path layer)을 설정, 초고속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변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접 회선분배함으로써 전기적인 신호처리 부담을 증가시키지 않고도 각 노드의 전송용량을 테라(Tbps)급 이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신종 기술이다.
이에 따라 미국 시카모어·자이로스·코비스·시에나사 등이 관련 장비를 개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관련 과제에 수억달러 이상씩을 쏟아부으며 전광전송망 테스트베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정 교수팀은 이번에 개발된 전광전송망 테스트베드를 이용해 광인터넷·IP오버(over) WDM 등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첨단 광통신 기술 연구에 매진하는 한편 광회선분배기를 비롯 각종 전광전송망 관련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7월 일본에서 개최된 광전자 및 광통신학술대회(OECC 2000)에서 발표돼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 교수는 『과기부 국가지정연구실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WDM 광통신망의 성능 감시 및 장애복구 기술에 관한 연구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 ● 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