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핫이슈(4)>임베디드 리눅스 열풍

개인휴대단말기(PDA)·핸드헬드PC·스마트폰·세트톱박스·정보가전 등 이른바 포스트PC가 컴퓨터산업의 기린아로 등장하면서 급부상한 임베디드리눅스.




임베디드리눅스는 지난해 기술적인 가능성을 시험하고 또 인정받은 데 이어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는 이미 컴팩·아젠다 등이 임베디드리눅스기반의 PDA를, 에릭슨은 임베디드리눅스기반의 웹폰을, 노키아는 세트톱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메이트가 임베디드리눅스기반의 PDA를 출시했으며 SK텔레콤은 지난해말 스마트폰 시제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도 임베디드리눅스기반의 포스트PC제품을 개발중이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임베디드시스템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가 약 6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역시 미 시장조사기관인 VDC는 임베디드리눅스가 지난해 임베디드소프트웨어시장 점유율 1%에서 오는 2003년에는 14%, 2010년에는 50%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리눅스에 대한 전망이 이처럼 호의적인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데스크톱시장과 달리 임베디드시장에선 아직까지 절대강자라고 할 만한 시장주도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관련 기술 개발 역사가 너무 짧은 것이다.




또 팜OS·윈도CE·pSOS·VxWorks 등의 다른 임베디드OS와 비교했을 때 리눅스는 저렴한 가격과 안정성, 빠른 속도, 소스코드 공개에 따른 기능 추가 및 변형의 용이성 등과 같이 임베디드시스템 제조업체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외에도 올초엔 모듈화를 통해 임베디드기능을 대폭 강화한 리눅스 커널 2.4가 발표될 예정이라 임베디드리눅스 개발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임베디드리눅스업체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인데 해외에서는 레드햇·몬타비스타·리니오 등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팜팜테크·이노피아테크·미지리서치·인포이큐·아델리눅스·리누딕스·애스톤리눅스 등 2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중 몇몇 업체는 지난해 상용임베디드리눅스OS를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임베디드리눅스산업은 특히 발전 가능성이 높다. 대만과 함께 한국은 포스트PC제품의 세계 최대 생산기지이기 때문에 성장하기 좋은 토양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현대이미지퀘스트 등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부터 포스트PC사업에 경영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지난해말 전담부서를 신설, 인력을 보강했으며 또 수천억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조성해 놓은 상태다.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PDA·세트톱박스 등의 포스트PC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성장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지만 임베디드리눅스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가 몇가지 있다.




우선 임베디드시스템 제조업체들로부터 임베디드리눅스의 성능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 임베디드시스템 제조업체들은 임베디드리눅스의 기술적 가능성을 인정, 임베디드리눅스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몇몇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임베디드리눅스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것은 아니며 어떤 OS를 선정할지 여전히 저울질중이다. 임베디드리눅스는 윈도CE·pSOS·VxWorks 등 다른 임베디드OS와 함께 후보 중 하나인 것이다. 때문에 임베디드리눅스는 올해 성능과 안정성을 입증해야만 한다.







두번째는 리눅스는 무료라는 편견을 극복하는 것. 임베디드시스템 제조업체들이 임베디드리눅스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임베디드리눅스 관련 뉴스사이트인 리눅스디바이스닷컴(The LinuxDevices.com)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19%의 장비제조업체들이 임베디드리눅스의 장점으로 로열티가 없는 점을 꼽았다.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제까지 외주형태로 임베디드리눅스업체들에 의뢰, 포스트PC제품에 임베디드리눅스를 탑재하는 작업을 진행했을 뿐, 로열티형식으로 비용을 지불한 적이 없다. 이는 물론 포스트PC제품이 상용화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임베디드시스템 제조업체들은 대체로 로열티를 지불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 때문에 큰 시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규모에 걸맞은 수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임베디드리눅스업체들은 올해 제품 상용화에 따른 로열티 지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그럴 수 없다면 기술지원서비스, 완제




품 생산 등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임베디드OS와 경쟁하기 위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초소형 기기에 알맞게 전력소비량을 줄여야 하며 사용자인터페이스도 개선돼야 한다. 또 산업용 장비 등에도 쓰일 수 있도록 실시간성을 구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OS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