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년을 여는 정월 첫주에 스토리지 업계에서 나름대로 터를 잡은 두 사람이 자리를 마주했다. 한국스토리지텍의 권태명 사장(56)과 레가토코리아의 전완택 사장(38)이 바로 그들. 권 사장은 쉰세대이기를 거부하는 자칭 「청년 실업가」라고 하고 전 사장은 「신세대(?)」라는 호칭에 쑥스럽다는 표정이다.
권 사장은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지 업계만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레가토코리아는 올해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스토리지시장은 다른 업종과는 달리 디지털산업의 확대로 인해 급증하는 데이터의 관리와 활용이라는 측면이 상호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따라서 산업의 확대와 정보화의 진전에 따라 올해에도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새해에 대한 낙관론을 펴는 전 사장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퍼진다. 그러나 그런 그가 펴는 낙관론은 전제가 있다. 시장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이같은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요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권 사장은 『스토리지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개별기업이 그같은 성장세를 타기 위해서는 스토리지 제품의 호환성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 사장의 생각에 공감을 표시하며 그가 내놓은 스토리지간 호환성 문제는 다름아닌 올해 스토리지 업계의 최대 화두다.
『맞습니다.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인터넷 속도 문제와 늘어만 가는 데이터 량을 보며 이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의 처리와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문제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의 한 가운데에 바로 호환성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몇 업체는 이같은 제품을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전 사장은 이어 『스토리지의 호환성 문제는 개방형 스토리지를 완전히 구현할 때가 다가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레가토는 다양한 스토리지 솔루션을 백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스토리지텍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고객만족입니다. 고객의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음은 물론 경쟁력을 높이자는 얘기지요. 우리는 스토리지라는 동일한 시장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개방형 스토리지」라는 목표를 향해 경주하고 있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수많은 기업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며 공통점입니다』고 공동의 목표의식을 강조했다.
권 사장은 외유내강형의 부드러운 사람이다. 허준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는 그는 여가시간엔 음악감상과 성당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회사 내에서도 사장이라는 위엄보다는 동창생·선배·스승같은 자상한 인간성을 내세운다. 카리스마를 내세우기보다는 조용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혼연일체를 외친다.
반면 전 사장은 패기를 앞세우며, 똑부러지는 업무처리와 직원들의 장점을 최대한 발굴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소명의식으로 삼고 있다. 또한 IT업계 모임의 하나인 「메조닷컴」이라는 곳에서 끼를 한껏 발휘하며 활력소 역할을 하는 등 일명 사교계의 왕발로 통하고 있다.
권 사장은 『레가토가 국내 산업에서 중요한 스토리지 관련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며 『스토리지텍과 레가토는 스토리지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함께 나아갈 동지』라고 격려와 다짐의 말을 건넸다. 전 사장 역시 『같은 분야에서 경쟁도 하고 때로는 협력도 해야 하는데 사실은 많은 도움을 요청해야 할 처지』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를 부탁한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한국스토리지텍 권태명 사장
△45년 정읍 출생
△73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73∼81년 한국 유니시스 영업 및 마케팅 담당
△81∼85년 국제상사
△85∼99년 컴텍 사장
△99∼현재 한국스토리지텍 사장
레가토코리아 전완택 사장
△63년 서울 출생
△85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86년 현대전자 미주현지법인 재무담당 매니저
△90∼99년 미국 TDI 대표
△2000∼현재 레가토코리아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