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체 국내판매법인 및 공식수입판매업체들이 올들어 지난해까지의 공격 일변도 영업전략에서 탈피,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이 때문에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 이후 분기별로 2배 이상씩 확대돼 온 이들 업체의 매출증가세는 올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소니코리아·샤프전자·대동음향·DSI무역 등 일본가전 판매업체들은 달러강세와 경기침체 등 나빠지고 있는 국내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해 매출목표를 처음부터 낮게 책정하거나 당초 계획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이에 따라 올해 수입물량을 현실화해 판매재고를 최소화함으로써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상품군을 전환해 수익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영향으로 환율과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국내가전제품의 판매비율이 높아져 수입선다변화 폐지 후 2년 동안 급속히 확대됐던 수입가전제품의 시장점유율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3월 결산업체인 소니코리아(대표 장병석 http://www.sony.co.kr)는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크게 오름에 따라 올 회계연도(2000년 4월∼2001년 3월)의 매출목표를 일부 수정해 하반기 매출을 당초 계획보다 30% 정도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캠코더·TV 등 주요 제품의 도입량을 다소 조정할 계획으로 특히 최근 출시하기 시작한 노트북컴퓨터부문의 사업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 http://www.sharp-korea.co.kr)는 당초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0% 정도 올려 잡은 650억원으로 책정했다가 최근 600억원으로 재조정하고 도입품목도 주력 제품 중심으로 특화하기로 결정했다.
파이어니어 공식수입업체인 대동음향(대표 유두환)은 올해 저가 오디오의 대량 출시를 자제하고 마진폭이 큰 중고가 상품 위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으로 올해 매출목표를 10% 정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히타치 공식수입업체인 DSI무역(대표 서광열)도 본사와의 관계를 고려해 도입물량의 대폭적인 축소는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품 선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사업을 시작한 JVC코리아(대표 이데구치 요시오)는 올해 매출목표는 당초 계획대로 500억원을 고수하고 있으나 달러강세가 이어질 경우 오디오 등을 중심으로 도입량을 줄여 나갈 계획이어서 상황에 따라서는 매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무리한 제품 품목 늘리기를 자제하고 경쟁력 높은 디지털가전을 선별해 판매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까지 수입가전시장의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다가 하반기부터 규모가 격감하고 있는 병행수입제품시장도 달러상승과 관련업체들의 심각한 자금난, 안전인증제도 도입으로 인한 수입절차 변경 등으로 인해 한층 위축될 전망이어서 환율과 경기에 민감한 수입가전시장은 올해 한 차례의 시장체질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