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올해 매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전년대비 40% 수준의 매출성장을 예상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한자릿수대의 성장만을 목표로 잡은 회사도 있다.
이는 「공격경영」과 「내실위주의 회사운영」이라는 사업 전략상의 차이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국내 정보기술(IT)시장에 대한 불확실한 경기전망 때문이다.
◇SI업계 예상 매출 〓최근 주요 SI업체들이 발표한 매출목표를 근거로 하면 올해 1조원대 매출규모의 회사가 두 군데 있다. 지난 99년에 매출 1조원대를 돌파한 삼성SDS(대표 김홍기)가 올해는 1조6000억원(성장률 30%)의 목표를 세운 데 이어 LGEDS시스템(대표 오해진)도 올해 매출 1조원 진입에 도전한다.
그 뒤를 이어 SI업계 4위를 계속 유지해온 SKC&C(대표 변재국)가 올해는 7500억원 이상의 매출달성으로 3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수년간 LGEDS와 2위 자리 다툼을 벌여온 현대정보기술(대표 석민수)은 지난해(5771억원)보다 4% 가량만 늘어난 6000억원대의 매출목표를 세움으로써 최근 해외매각이 결정된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과 4, 5위권 경쟁을 벌이게 됐다.
◇낙관적인 매출 전망 〓삼성SDS의 김홍기 대표는 『국내 경기전망이 어둡다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발주와 민간기업의 e비즈니스 투자 확대, B2B 및 전자상거래(EC) 시장의 성장 등으로 2001년 경제위기는 SI업체에 새로운 기회의 한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장 공격적인 경영목표를 세운 LGEDS의 오해진 사장도 『IT경기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SI시장과 금융 IT, 그리고 물류 및 운송분야의 신규 시장에서 상당한 물량의 SI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가 많이 걸려 있는 대형은행의 경우 금융권 구조조정 문제로 정확한 시장전망이 어렵지만 주요 대형 은행들이 올해 정보화 예산을 각각 1000억원 정도로 잡고 있어 상반기 구조조정의 결과에 따라 IT 아웃소싱 및 전산시스템 통합과 관련한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체측의 예상이다.
◇조심스런 시장 전망 〓SI업체들 대부분이 올해 공공부문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과거처럼 크게 욕심낼 만한 공공부문의 대형 프로젝트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공부문 SI사업에 대한 부가세 면세 제도의 폐지는 SI업계의 전반적인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민간 부문 IT투자도 최근의 국내 경기하락으로 빠른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SI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드웨어(HW) 판매 위주로 매출성장을 기록한 SI업체들은 최근 IT 설비투자에 대한 거품이 걷히면서 올해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4% 수준의 매출성장률을 목표로 세운 현대정보기술의 석민수 사장은 『경쟁 업체 대부분이 25∼30%의 성장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상장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은 주주들과의 약속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