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뚜렷한 강자가 없는 B2B 솔루션 시장에서 국내 토종업체들이 외산 대형업체들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와 전자구매 솔루션 시장을 놓고 안방을 지키려는 국산 업체들과 아시아지역의 테스트베드로서 한국을 놓칠 수 없다는 외산 업체들간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코리아이플랫폼(KeP)·이네트·아이컴피아·파이언소프트 등 국내 B2B 업체들은 9일 「코리아B2B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외산 제품에 대응해 공동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 연합체는 국내외 대형사업을 수주해 컨설팅에서 솔루션 개발, 요소기술 및 하드웨어 공급까지 통합 제공할 예정이다. 또 각사의 강점요인에 대해 집중 투자하고 중복투자 방지에 따른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 외산 제품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참여사들은 운영위원회를 구성, 위원장에 KeP 이우석 사장을 선임했다.
KeP 이우석 사장은 『외국산 솔루션 도입 비용이 엄청난데다 한글화 작업 지연 및 소스코드 비공개로 인한 국내 상거래 적용의 어려움 등으로 국산 제품을 선택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토종 솔루션의 기술력에 KeP의 컨설팅 능력을 결합해 최적의 맞춤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컨소시엄 구성 취지를 밝혔다.
이번 컨소시엄 발족은 KeP가 지난해말 적용키로 했던 외산 솔루션을 아이컴피아(마켓플레이스)와 이네트(전자카탈로그) 체제로 전격 교체하는 과정에서 국산 솔루션 업체들간 공조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KeP가 외산 솔루션을 국산으로 교체하면서 토종업체들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들이 연합할 경우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컨설팅 인력을 대폭 강화하면서 MRO 자체 사업 대신 컨설팅과 SI를 주요 사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KeP의 전략변화도 이번 컨소시엄 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 B2B 솔루션 시장은 소프트뱅크와 전략 제휴를 체결한 아리바코리아와 국내법인을 준비중인 커머스원코리아, SCM시장을 집중공략중인 i2테크놀로지 등 3대 외산 제품이 선점 움직임을 보여왔으나 이번 코리아B2B컨소시엄 발족으로 외산과 토종업체간 만만치 않은 시장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