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전문업체를 표방한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 및 종합 반도체 회사인 현대전자 등은 올해를 본격적인 파운드리 사업 활성화의 해로 잡고, 생산확대 및 차별화한 서비스 개발 등 본격적인 공략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천명한 동부전자(대표 김준기)는 최근 자금 관련 부서를 제외한 전조직을 공장이 위치한 충북 음성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60%까지 진행된 생산장비 입고작업을 1∼2월중 완료해 4월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며 초기 운영인력 700여명도 확보했다.
동부전자는 또 미국 시러스로직의 부사장을 역임한 피터 힐렌(Peter Hillen)씨를 판매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해 국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사전 마케팅 작업에 들어갔다.
동부전자는 최근 금융권 파업으로 국민은행에서 유치하기로 했던 3000만달러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켜진 듯했으나 파업철회로 고비를 넘겨 양산준비 일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남반도체(대표 김규현)는 지난해 파운드리 전문업체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의 여파를 딛고 올해를 본격적인 도약의 해로 잡았다.
아남반도체는 이를 위해 올초 8인치 웨이퍼 투입량을 기준으로 생산량을 월 3만장으로 늘렸다. 또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력은 물론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를 통한 패키지 및 테스트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파운드리 전문업체의 위상을 다질 계획이다.
아남반도체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2% 가량 성장한 4.5억∼4.8억달러로 잡고 종합반도체 및 시스템 업체에 대한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전자(대표 박종섭)는 최근 이전 자회사였던 칩팩(ChiPac)과 제휴, 비메모리 분야 파운드리 원스톱 서비스를 선언했다. 현대전자는 가격하락으로 갈수록 시장상황이 악화되는 D램을 대신해 비메모리 분야를 육성함은 물론, 칩팩을 통해 반도체 패키지 및 테스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는 이를 위해 노후한 D램 생산라인을 파운드리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