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동기식시장 참여선언 해설

사업자 선정이 완료된 비동기식 IMT2000서비스의 연기문제와 퀄컴의 국내 동기식시장 참여가 맞물리면서 동기식 IMT2000기술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지 주목된다.

비동기식 상용화 연기와 퀄컴의 동기식 참여는 국내통신장비산업의 육성뿐만 아니라 동기식 기술의 뿌리내리기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동기식 생존의 최대 현안은 일차적으로 비동기 IMT2000서비스 연기문제와 맞물린다.

전문가들은 비동기 상용서비스가 1년 정도만 늦춰진다면 동기식 IMT2000서비스도 국내시장에 착근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2세대의 동기식 IMT2000기술인 cdma2000 1x(IS95C)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동기 상용서비스의 연기 = 주체적 입장에 있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비동기 연기론」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 표문수 사장은 8일 『사업계획서 일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으며 한국통신 실무진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그러나 양사업자의 속내는 다르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지난달 15일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아직 면허를 취득하진 않은 상황이다. 「사업계획서의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연기론을 섣불리 공론화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철 한국통신 사장은 3일 『기술의 진전은 소비자나 사업자, 국가 모두에 이익이 돼야 한다』며 『시장과 수요추세에 맞춰 비동기서비스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제시했다.

한국통신은 2세대가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고 SK텔레콤은 2·3세대간 법인통합 이전에 IMT2000에 드라이브를 걸기는 힘든 상황이다.

사업자의 사업계획서 준수여부를 관리감독해야 할 정통부도 『서비스 시기는 사업자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탄력적인 대응을 하고있다.

비동기 장비개발이 늦은 삼성전자와 비동기 IMT2000시스템개발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연기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비동기 연기와 동기식기술 = 비동기식 IMT2000상용화가 연기된다면 수혜는 동기식 기술이다. 허가가 한달도 채 안된 상황에서 비동기 연기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정통부가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이유도 이에 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해 동기식 IMT2000사업권을 단독신청하면서 『비동기식에 앞선 동기식 상용서비스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인센티브』라고 주장했었다.

동기식 IMT2000이 1년 앞서 상용화된다면 동기식 IMT2000사업자는 비즈니스 수요자를 집중적으로 공략, 초기시장 선점 및 국내시장 착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TRI는 지난해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IMT2000시장의 초기수요는 인터넷활용도가 큰 비즈니스 유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2세대의 IMT2000서비스인 CDMA 1x기술도 급부상할 전망이다. 비동기식 IMT2000서비스가 연기된다면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IMT2000 잠재수요 확보차원에서라도 CDMA 1x기술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의 가세 = 퀄컴의 9일 정보통신부 방문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퀄컴은 지난해 상반기 이동전화단말기 보조금이 철폐되자 나스닥에서 주가폭락을 경험했을 정도로 한국의 CDMA시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렇지만 비동기서비스가 연기되는 상황에서 퀄컴이 가세한다면 동기식 IMT2000은 상당한 원군을 얻게 된다. 퀄컴은 동기식 IMT2000기술을 무선인터넷의 최적기술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퀄컴은 비동기식기술을 영상통화와 글로벌로밍만 강조된 서비스라고 평가절하한다.

퀄컴의 9일 발언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분참여가 아닌 기술협력이다. 퀄컴은 동기식과 비동기식 모두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퀄컴의 의도가 적중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동기식 IMT2000 경쟁력을 비동기식에 비해 크게 제고시켜줘야 한다.

한국의 동기식 IMT2000서비스 사업자와 장비업체가 성공해야 퀄컴도 이익이다. 퀄컴의 기술협력은 결국 로열티와 핵심기술과 맞물릴 수 있을 것으로 것으로 예측된다.

◇변수 = 비동기 연기와 퀄컴의 도움이 맞물린다면 동기식 IMT2000과 cdma 1x는 자리잡을 수 있고 정통부는 당초의 IMT2000 정책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 2세대와 3세대의 균형발전 및 3세대에서의 동기식과 비동기식의 균형발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복병은 비동기 IMT2000 장비개발에 앞서갔던 LG전자의 반응이다. LG전자는 『비동기식 장비를 올해말까지 개발완료할 수 있다』며 비동기 서비스의 연기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자의 이해관계 역시 변수다. 우량고객 확보 및 시장지위 유지 및 추격, 초기시장 선점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해야 하는 비동기 사업자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동기식의 경쟁력제고를 용인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