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LCD프로젝터 입찰조건 두고 대기업-중소기업간 갑론을박

LCD프로젝터 조달등록을 둘러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올해 입찰조건을 공고해야 하는 조달청이 심한 고민에 빠져있다.

LCD프로젝터는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이므로 대기업의 입찰은 배제돼야 한다는 암전정밀·동원정밀 등 중소기업측의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 등이 관련부처에 질의서를 보내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결론을 내야 하는 조달청은 한층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양측의 논쟁은 지금까지 LCD프로젝터가 액정비전이라는 이름과 혼용돼온 점과 제품의 성격을 둘러싼 명확한 개념정리가 돼 있지 않고 있기 때문.

LCD프로젝터업체들은 경기침체로 올해 기업시장 수요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조달시장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어 조달참여조건을 놓고 벌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논쟁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중소기업 입장

암전정밀·동원정밀 등 중소기업측은 LCD프로젝터가 지난 5월 12일자로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으로 지정한 「액정비전」의 또 다른 표현으로 지금까지 액정비전은 LCD프로젝터를 지칭하는 용어로 쭉 사용돼 왔기 때문에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미 중소기업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기업진흥과로부터 확인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중소기업측은 또 LCD프로젝터가 중소기업이 생산하기 적합한 제품으로 대기업 참여로 중소기업의 안정 가동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명확한 중소기업 품목에 대기업을 참여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중소 LCD프로젝터업체들의 입장이다.

◇ 대기업 입장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측은 액정비전이란 용어가 일본 샤프가 등록한 LCD프로젝터의 상표명일 뿐으로 전자용어사전에도 없기 때문에 액정비전과 LCD프로젝터는 지칭하는 범위가 크게 다르다고 주장한다. 특히 삼성전자 등은 이에 대한 조달청의 질의에 대해 중소기업청 관계자조차도 액정비전과 LCD프로젝터가 같은 제품인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기업측은 또 전세계적으로 LCD프로젝터가 샤프·필립스·엡슨·파나소닉 등 대기업들이 취급하는 품목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대기업이 참여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시장에서도 외국 주요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조달등록에서 국내 대기업을 배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특히 외국업체들도 중소기업군에 해당하는 자체 총판들을 앞세워 조달등록에 참여하려 하는 마당에 국내 대기업만 참여할 수 없게 된다면 외국업체들만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 조달청 입장

양측 주장을 조율해야 하는 조달청은 일단 LCD프로젝터와 액정비전이 같은 제품을 의미하는지 여부에 대한 중소기업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LCD프로젝터가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이라는 중소기업청의 확실한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입장을 정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기청이 이에 대한 확답을 미루고 있어 올해 LCD프로젝터 관납시장을 둘러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