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SI업체 「해외로 뛴다」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견 SI기업들도 전문 IT 솔루션의 해외공급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특화 솔루션을 앞세워 전문 영역확보에 성공한 중견 SI업체들이 올해는 해외기업과의 제휴 및 현지화를 통해 중국·홍콩·베트남 등 동남아지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 솔루션을 무기로 〓KCC정보통신(대표 이상현)과 동양시스템즈(대표 황태인)는 각각 해외 지점용 국제금융 솔루션과 제2금융권용 신정보시스템을 해외시장 공략의 주요 아이템으로 잡았다.

KCC정보통신은 지난해 하나은행 싱가포르 지점과 상하이 지점, 한국산업은행 서울 본점 및 상하이 지점에 국제금융 소프트웨어(SW)인 「에이비스(ABIS)」 제품을 공급해 이 부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동양시스템즈도 최근 알리안츠제일생명 프로젝트를 통해 제2금융권 정보시스템 구축 노하우가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음을 입증했다.

전자도서관 솔루션 업체인 TG인포넷(대표 이정희)도 국내 130여개 대학 전자도서관 구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의 1000여 대학 전자도서관 시장의 석권을 노리고 있다. 라이거시스템즈(대표 황시영)는 자체 개발한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앞세워 중국의 증권시장을 공략,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확실한 해외 파트너를 잡아라 〓대형 SI업체들이 그룹 계열 종합상사나 건설회사와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대신에 중견 SI업체들은 확실한 해외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동양시스템즈는 현재 진행중인 알리안츠제일생명의 신정보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세계적인 보험·금융서비스 그룹인 알리안츠와 함께 보험환경이 국내와 유사한 동남아지역 제2금융권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이 회사는 해외진출을 위한 컨설팅부문 강화차원에서 가트너그룹과도 제휴했다.

TG인포넷은 중국의 전체 대학도서관을 총괄하는 교육부 산하 국가기관인 중국고등교육문헌보장시스템관리센터(CALIS)를 현지 전자도서관 시장 석권을 위한 확실한 파트너로 잡았다. 또 현지 공공부문 정보화사업 참여를 위해 중국 최대 IT그룹과의 제휴도 모색중이다.

KCC정보통신은 홍콩에 본사를 둔 국제금융 솔루션 전문 자회사인 에이비스시스템즈를 앞세워 영국·독일·벨기에 등 유럽과 일본·싱가포르·중국·파키스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중이다. 라이거시스템즈도 합작 파트너이자 대주주인 CA의 해외지사 및 합작법인 등 세계 영업망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외형보다는 수익 〓동양시스템즈 황태인 사장은 『최근 일부 동남아지역에서 금융 솔루션의 공급 의사를 타진해 왔으나 모두 거절했다』고 밝히며 『싱가포르·홍콩 등 IT인프라 및 경제환경이 어느 정도 안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시장에서 만큼은 외형적인 규모보다 확실한 수익위주의 사업을 벌인다는 게 중견 SI업체들의 공통된 의지다. 국내에서처럼 프로젝트 규모는 크지만 내실 없는 선투자성 해외사업은 가능한 한 자제한다는 전략이다.

TG인포넷의 이정희 사장도 『중국시장에서 국내 IT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수없이 접하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기관과의 공동사업을 통해 국가차원의 투자 의지와 시장 가능성을 직접 확인한 후 합작법인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