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다시 수출이다>5회-사이버무역 현황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에서 손꼽히는 「무역대국」이다.

국토면적·인구·부존자원 등 열악한 무역 인프라 속에서도 한국은 교역규모 세계 10위권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들어 국내경기의 심각한 침체현상이 지속되던 2000년 한해도 1726억달러를 수출, 121억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3년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제무역시장은 인터넷과 디지털환경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수출입환경도 사이버무역체제로 변화·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국내 사이버무역 현황

지난해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33개 업종 800개 업체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0년 우리나라 총수출 중 사이버무역이 차지한 비중은 18.7%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금액으로 치면 323억달러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수출상품 5개 중 1개 정도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사이버무역은 이제 수출 한국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현재 국내에서 사이버무역 관련 서비스를 제공중인 업체는 줄잡아 10여곳. 이들 수출입 거래알선사이트는 회원수나 사이트 방문자수 및 보유 상품·업체 DB 등 규모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98년 IMF관리체제를 전후해 무역협회 등 관련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주로 운영되던 수출입 거래알선사이트는 최근 민간업체를 중심으로 운영주체가 바뀌면서 무역전문 글로벌e마켓플레이스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거래알선부터 신용평가·결제·물류·통관 등에 이르는 모든 무역절차를 온라인을 통해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자체 수출입업무 처리능력이 없거나 빈약한 중소 제조업체 회원사를 대상으로 무역대행서비스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사이버무역 전문업체에 주요 수익모델로도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정부의 「지원사격」도 가시화하고 있다.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는 지난해말

대외무역법을 개정,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콘텐츠를 수출상품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올해안에 전자무역중개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객관적 대외신인도를 바탕으로 일선 중소무역업체의 사이버무역 활용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사이버무역의 발전방향

정부와 관련업체의 각종 지원과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이버무역은 거래알선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관련업체는 나름대로 자사의 개성과 처지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 「디렉터리 서비스」라는 한계 극복에 나서고 있다. 티페이지·EC플라자·서플러스글로벌·파인드코리아 등은 수출입대행 전담팀을 두고 수출입신고·통관·물류 등 현실적으로 온라인으로 지원될 수 없는 각종 무역절차를 오프라인에서 대행해 주고 있다.

EC21·알리바바코리아 등은 미트차이나·알리바바닷컴과 같은 해외 선진 사이버무역업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수백년간 지속되고 있는 국가간 교역의 특성상 모든 무역절차를 온라인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들은 사이버무역 전문업체에 있어 물류·결제·신용평가 등 각 분야 전문 제3자군 e마켓플레이스들과의 「M2M(Market to Market)」 공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미국 머서 매니지먼트 컨설팅의 데이비드 모리슨 부회장은 『사이버무역 전문 e마켓은 관리·운영 측면에서의 「메가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결제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비롯해 물류·통관 등은 해당분야 전문서비스업체와의 M2M연동을 통해 일괄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단순한 거간꾼이 아닌 신용정보·기술컨설팅·금융서비스 등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에 핵심역량을 집중, 거래 주체의 구매의사 결정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e마켓으로 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