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개폐점 시간, 매장 환경을 위한 재투자 미미, 소비자에 대한 불친절, 매출부진 남의 탓으로 돌리기 등 중소 유통업체들의 무사안일주의 악습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용산 등 전자상가의 개장 시간은 보통 10시. 그러나 시간에 맞춰 가봐도 셔터 문이 굳게 내려져 있거나 두꺼운 천으로 상품을 가린 채 개점하지 않은 업체들이 적지 않다.
개별 상점의 이미지는 상가 전체의 이미지와 직결된다. 한 명의 소비자가 한 업체에서 받은 실망스런 이미지는 업체가 속한 상가 전체의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각 전자상가마다 결성된 상우회나 조합에서 공식적인 제재를 가하기도 하지만 개별 업체들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일괄적으로 고치기는 어려운 문제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해 안이한 대처도 문제다.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부진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급성장하는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유통업체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가격과 취급 상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온라인 유통업체에 비해 전자상가 중소 유통업체의 움직임은 너무 둔하다.
잘 팔린다는 소문이 돌면 그 상품만 들여놓을 뿐 매장을 차별화 한다거나 시장변화에 앞서 대처하려는 노력, 첨단 제품에 대한 지식 습득과 인터넷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불친절한 태도도 악습으로 지적되고 있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점에서 보여주는 소비자에 대한 공손함 정도는 아니라도 상스런 어투와 욕까지 해가며 소비자를 대하는 업체 소식이 하루에도 여러 건씩 소비자 관련 단체의 홈페이지나 불만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이런 몇몇 업체들의 경우 손님이 떨어지면 그 원인을 정부 정책이나 상가 상우회 등으로 돌리기 일쑤다.
상점의 개폐 시간을 철저히 지켜 신뢰를 쌓고 오랜 시간 제품에 대해 설명을 요구해도 끝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며 이와 함께 자신의 상점을 어떻게 돋보이게 만들 것인가를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아가 제품에 대해 전문가 뺨칠 정도의 수준과 유통 환경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도 인색해서는 안된다.
무사안일주의를 버리려는 각 상점들의 노력이 상가 전체를 활성화시키고 결국 다시 개별 상점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