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생명과학과 벤처비즈니스

지은이 김완주, 펴낸곳 미래M&B, 1만5000원

21세기의 가장 유망한 산업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보통신과 바이오산업을 머리에 떠올릴 것이다.

정보통신이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류에게 꿈과 같이 편리한 생활을 제공한다면 바이오산업은 인류의 원초적 고뇌인 생명 연장을 가능케 함으로써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 완성을 전격적으로 공표하자 사람들은 생명과학이 바로 우리들 곁으로 다가온 듯이 흥분했다. 곧 수백살 넘도록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처럼 떠들어댔지만 현재의 생명과학 수준으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조차 생명과학은 이제 싹이 돋아나기 시작한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생명과학의 불모지로 막 첫걸음을 내디딘 갓난아이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 30여년 간 「인류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서는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선구자적인 사명감과 철학을 갖고 한 우물을 파온 저자는 21세기의 영웅은 바로 신약을 개발하는 젊은이들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과거 우리는 나폴레옹과 같은 전쟁영웅을 최고의 인물로 손꼽아 왔다』며 『그러나 이 시대의 영웅은 생명과학에 투신해 젊음과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바로 그들 가운데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또 실험실 한 구석에서 싹튼 희망이 인류의 질병을 퇴치하는 신화를 창조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으며 거기서부터 바이오 산업이 태동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30여년간 학교와 연구소, 그리고 기업체를 두루 섭렵하며 경험한 신약 개발에 관한 모든 노하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휴먼 게놈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생명과학이 오늘날의 벤처 사업으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과 국내외 바이오 산업의 현황 및 과제, 바이오 벤처의 성공 전략 등을 제시해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참고하고 벤치마킹을 할 만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자료로 실어 놓은 국내 110개 바이오 벤처기업별 현황은 바이오 벤처기업이 R&D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아웃소싱을 활용하며 M&A 등을 하기 위해 참고할 만하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같은 소규모 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시간보다는 실정에 맞게 전문적인 기술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상품화 이전 단계까지를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공 전략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기초과학에 투자하라. 바이오테크 비즈니스의 핵심은 모든 학문에 총괄적으로 응용되는 기초 학문에 있다.

둘째, 전문화로 공략하라.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이 투자하지 않은 분야, 그리고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

셋째, 짝짓기를 하라. 특성이 다른 기업끼리 투자 리스크 분산과 기술적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넷째, 미래시장·세계시장을 공략하라. 미래의 시장 분석을 통해 진보하는 기술의 변화 추이를 예측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선진국과 직접 교류하며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진정한 벤처 정신을 가져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벤처 정신을 가지고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에 소홀하지 말아야 하며 투명한 경영 원칙을 지켜 깨끗하고 공명한 기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 책은 1부 생명과학과 벤처 비즈니스, 2부 바이오테크의 꽃 신약 개발, 3부 국내외 바이오테크의 현황과 전망 등 3부와 부록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별 현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