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기술이 추구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가치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는 기초기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초기술연구회는 미래가치로서의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21세기를 주도할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채영복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63)은 『정보통신(IT)·생명공학(BT) 등 국가미래산업 창출을 위해 연구회 출범이후 그동안 「미래기술포럼」을 개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해왔다』며 『신사년 새해를 맞아 주요 핵심 원천기술의 로드맵(road map)을 작성하고 소관 연구기관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도출해 출연연의 근본적인 연구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올해 업무 추진계획을 밝혔다.
채 이사장은 『연구기획사업인 미래기술포럼을 통해 출연연별 특성화 방향을 조정하고 연구실적과 경영내용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목표관리시스템을 정착시키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각자 다른 이익관계로 인해 산학연 협동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프런티어연구사업을 기점으로 조직을 연계하는 사업이 시작되고 있다』며 『산학 협동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며 이를 조화롭게 조정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연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출연연 연구인력의 세대교체에 관해 『젊은 연구인력에게는 국가 미래과학기술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기고 축적된 경험을 보유한 현 인력은 지금껏 해온 역할에 충실하도록 지원하는 듀얼인력시스템으로 나가야 한다』며 『어느 한쪽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균형잡힌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채 이사장은 특히 『원천기술 분야는 심층적·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나 연구의 자율성과 유연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연구회는 연구소가 전문성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식투자의 경우 여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대처를 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듯이 과학기술도 시장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 흐름은 담당 연구자들이 정부관리보다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며 『시장 흐름을 살펴 연구소가 스스로 연구과제를 기획하게 하는 등 연구소에 책임감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연구소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이사장은 『세계적인 연구관리 흐름은 무조건 아이디어를 연구해 결과를 내놓은 1·2세대형 R&D시스템이 아니라 아이디어 단계부터 상업화와 수요자를 고려하는 4세대형 R&D시스템』이라고 말하고 『머지 않아 국내 R&D관리시스템에 본격 접목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 이사장은 『KIST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으로 사실상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근간이나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5년, 10년 이상의 중장기적 안목으로 연구할 과제들을 맡겨 한국과학기술의 맏형자리를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 효율성 논란을 일으켰던 핵융합사업에 대해 『그간 국내 연구팀들이 추진해온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EU 산하기관과 공동협력하는 것으로 전환, 인력·기술 교류 및 경비절감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첨단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는 BT산업과 관련, 채 이사장은 『바이오산업 전반과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의 마스터플랜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학연관 전문가로 이루어진 생명공학전문분과위원회를 통해 생명공학 인프라를 구축하고 틈새시장 공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 이사장은 연구인력 지원과 관련,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연구·평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달부터 기관평가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연월차 휴가제도와 자녀학자금 지급제도 등 경영혁신을 통해 연구인력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원 금화 출생으로 서울 경동고, 서울대 화학과를 거쳐 독일 뮌헨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채 이사장은 뉴욕대 생화학연구소를 거쳐 과기원 연구실 실장을 지내는 등 기초과학 분야의 토박이 과학자다. 채 이사장은 부인 김경자씨 사이에 2녀를 두고 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