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장조성으로 상당한 평가손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코스닥시장의 단기급등을 틈타 시장조성물량을 대거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수급악화가 우려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조성중인 업체는 더존디지탈웨어 등 6개사며 시장조성이 끝났지만 공모가 대비 괴리율이 높아 증권사가 시장조성물량을 보유중인 종목도 2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장조성가 형성을 위해 증권사가 공모업체 주식의 5% 이상을 보유중인 종목도 10개에 달한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40개 시장조성 종목에 1723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시장조성 종목 대부분은 코스닥시장 폭락으로 공모가의 절반 이하로 추락, 증권사들이 큰 손실을 봤다. 특히 시장조성에 들어간 종목 대부분은 공모가 대비 괴리율이 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말까지 물량 대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0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주가가 오르면서 시장조성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공모가 산정방식이 바뀐 뒤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업체들은 공모가의 60% 정도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가가 1만3000원인 바이어블코리아는 이날 7600원으로 마감, 공모가 61% 수준까지 올랐다. 또 이젠텍과 더존디지탈웨어는 공모가의 80% 수준을 회복했고 동앙시스템즈와 LG마이크론은 11일 공모가를 탈피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이 기회에 물량을 처분하는 증권사가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장세가 유동성 장세로 흐르면서 슬쩍 물량을 풀어도 그만큼 흡수력이 높아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물량이 6억주에 이르는 등 손바뀜이 많아 이미 증권사가 보유중인 시장조성물량이 처분됐을 수 있으며 특히 5% 미만을 갖고 있는 증권사는 시장조성보고의무도 없어 자유롭게 팔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증권사들이 3월 결산을 앞두고 증시가 반짝 상승했을 때 손절매 차원에서 매각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