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현금이나 스톡옵션으로 대표되던 직원 포상 방식을 포인트나 상품 등으로 바꾸는 실험이 최근 미국 정보기술(IT)업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시도는 특히 높은 이직률과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리콘밸리·보스턴 지역에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직원 포상 프로그램의 내용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 지역의 많은 IT 기업들은 포인트제도를 선호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객 상대의 발표회를 훌륭하게 마친 직원에게 500점을 주고 e메일로 감사의 표시를 하는 식이다. 포상으로 받은 포인트로 직원은 온라인쇼핑몰에서 상품과 맞바꾸거나 아니면 더 큰 상품을 사기 위해 모아둔다. 많은 기업들은 직원의 입사 기념일이나 생일·승진일에도 포인트를 주고 있다.
인사 담당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포인트로 바꿔 간 상품 중 가장 인기를 모았던 것은 DVD 플레이어. 어떤 회사에서는 포상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 포인트와 바꿔 2만포인트 이상 쌓이면 비행기표와 바꿔주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노텔네트웍스에서는 이미 2만5000여명의 직원이 포인트를 받았고 이 중 40%가 누적된 포인트를 공구세트나 욕실 개조서비스와 맞바꿨다.
업계에서는 이런 점수포상제도가 앞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가장 일반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온라인 상품권을 제공하는 회사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유능한 직원들에게는 상품권을 제공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스키 티켓과 바꿔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새로운 포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최근 IT 기업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자 직원 포상 프로그램을 처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도 덩달아 뜨고 있다. 샌타클래라에 있는 비욘드워크는 최근 「기프트 패스」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회사가 회원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기프트 패스로 상품 구입은 물론 자선·기부까지 「원클릭」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인사 전문가들은 900달러짜리 하와이행 비행기표를 제공하기 위해 최고 36.9%의 세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900달러를 현금으로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고 지적한다. 이런 포상제도는 또 재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젊은 직원들에게나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비욘드워크의 이즈라엘 니브 CEO는 『포인트로 바꾼 DVD 플레이를 볼 때마다 회사에 대한 감사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어 이런 포상시스템은 회사와 직원을 더욱 단단히 결속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