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의 학습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인터넷.
어학과 컴퓨터 관련 각종 시험과 자격증 등을 위한 자료와 정보 교류의 장으로 인터넷 스터디 모임이 각광받고 있다.
고려대 심리학과 4학년 박성준씨(26)는 유학준비를 위해 「GRE 인터넷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박씨는 『일주일에 두번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수시로 인터넷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함과 동시에 문제풀이와 출제경향에 대해 토론한다』며 『GRE 시험 준비를 위해 한달가량 사설학원에서 학습요령을 익힌 후 스터디를 통해 공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CCNA(Cisco Certification Network Associaiton) 자격증 공부를 하던중 인터넷 스터디 모임에 가입한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백승창씨(26)는 『관심분야가 같은 학생끼리 인터넷을 통해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는 것이 최근 대학가 추세』라며 『인터넷 스터디 모임은 비용도 절약되지만 서로 의견을 나누며 공부할 수 있어 능률적』이라고 말했다.
신입 회원이 가입하면 기존 회원들은 그동안 쌓은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함은 물론 학습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대부분 인터넷 스터디 모임은 신입 회원들의 쏟아지는 문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인터넷 스터디 모임은 학습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취미생활로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악기인 오카리나를 배우려 했던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 송민영씨(21)는 사설학원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마땅한 학원을 찾기도 어려웠지만 찾더라도 너무 비싼 수강료 때문에 쉽사리 등록할 수 없었다』는 송씨는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오카리나 스터디 모임을 여러개 발견했을 때는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정기모임에 꼬박꼬박 참여하는 송씨는 『모임 때마다 3000원 정도의 저렴한 회비만으로 다양한 지식과 연주실력을 갖춘 사람들과 같이 연습하는 것은 물론 팀을 만들어 연주하는 기회까지 얻게 됐다』며 좋아했다.
관심분야가 같은 학생들로 구성된 인터넷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사설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고 이구동성이다.
또 이런 모임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선배들의 학습 노하우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인터넷 스터디 모임의 자랑거리다.
송민영씨는 『인터넷 스터디 모임은 회원간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고 최신 정보를 나누는 교류의 마당인 만큼 빠지면 빠질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친목모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회원들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가 모임 활성화와 내실을 꾀하는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대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인터넷 스터디 모임에 대해 인하대 자동화공학과 이재원 교수는 『대학생들의 인터넷 스터디 모임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하며 『스스로 원하는 분야를 찾아 뜻을 같이 하는 학생들과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하는 새로운 학습방식은 적극 권장할 만하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단순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 인터넷 스터디 모임이 학생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면 팔을 걷어붙이고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명예기자=박영철·인하대 autofee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