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과학산업도시 대전을 주목하라. 그 중심에 대덕밸리가 있다.」
소비도시, 주인 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움츠리고 있던 대전이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첨단 산업도시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대전시는 벤처 붐의 흐름을 타고 대덕밸리로 온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 고치를 깨고 화려한 나비로 태어나기 위한 실질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전국에서 가장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프로젝트 하에 벤처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대전을 꼽는다. 대덕연구단지 연구소들의 기술·인력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 인프라, 포스트 TBI를 위한 산업단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벤처 집산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풍수지리학상으로 말하는 명당, 즉 「벤처명당」이 바로 대덕밸리인 것이다.
대전시는 이 같은 조건을 갖추고 올해도 다각적인 벤처육성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먼저 성장발전 단계의 벤처기업에 알맞는 자가생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추진 중인 제4 산업단지와 연구단지 내 협동화단지 여섯 군데(6만3118평, 84개 업체 입주 가능)의 조성을 올해 안으로 완료할 게획이다. 또 올해부터 오는 2003년까지 200개 업체 이상이 입주 가능한 11만6000평 규모의 벤처산업 전용단지 조성을 위해 한화그룹과 개발 계획을 협의 중이다.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이달 중으로 산업은행과 협력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창업보육실 졸업 업체 수용을 위해 아파트형 임대공장 등 벤처집적시설이 몰려 있는 벤처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미 벤처타운 다산관 및 종합영상관·소프트웨어관을 운영 중이며, 제4 산업단지 내 벤처타운인 장영실관을 완공해 23개 입주 기업을 확정한 상태다. 이외에도 임대료 지원을 통해 기존 도심의 민간 건물도 벤처집적시설로 지정, 활용할 방침이다.
자금 면에서는 오는 2004년까지 KTB네트워크와 공동운영키로 한 「대덕벤처투자조합」에 이어 다음달 중으로 200억∼300억원 규모의 「대덕벤처 제2호 투자조합」을 추가결성키로 했다. 현재 3개사로부터 결성제안서를 접수받아 업무집행조합원 선정작업 중이다. 충분한 투자 펀드 확보를 통해 성장 잠재력 있는 유망 벤처를 적극 발굴하고 체계화한 벤처기업 관리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3군 본부가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 벤처 제품을 국방 시장에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벤처국방마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9월 대전무역전시관에서 158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벤처군수마트2000」을 개최한 바 있다. 올해는 국방 조달 분야에서 작전·기획·통신으로 참여 분야를 넓혀 개최할 방침이다. 또 국방부와 국방마트 정례화에 대한 협의를 통해 격년제 개최를 추진 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덕밸리는 벤처기업의 창업은 물론 성장·발전을 위한 입지·자금·마케팅 등 전천후 지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2∼3년 내 대덕밸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벤처집적단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