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덕밸리 벤처기업인들의 「나들이」가 부쩍 많아졌다. 특히 서울행에 오르는 벤처기업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바로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요즘 대덕밸리는 기술개발 및 생산, 마케팅 등 각종 분야에서 대덕밸리 내부는 물론 외부 컨소시엄 결성과 전략적 제휴 체결 등을 통해 공동 대응전략을 구축함으로써 네트워크 기반을 강하게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대덕밸리 일부 벤처기업들은 테헤란밸리의 닷컴기업이나 유관업체들과 공동 연합전선을 구축, 수익모델을 창출하거나 비즈니스의 시너지효과를 거두기 위해 적극적인 네트워크 형성에 나서고 있다. 이는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취약한 네트워크 기반의 대명사로 불리던 대덕밸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이미 대덕밸리 벤처업체 중에는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간파,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체간 공조체제를 활발하게 추진해 생산과 마케팅 등에서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한 업체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업체는 대덕밸리내 GPS 단말기 개발업체인 GG21(대표 이상지)과 첨단 정보통신기기 제조 벤처기업인 하이퍼정보통신(대표 최성수). 이들 업체는 수도권 벤처기업인 벨웨이브, GIS 소프트, MMC·엠플러스텍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GIS·GPS 기반의 위치정보 서비스 제공을 위한 「찜(GGIMM)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GG21은 이번 컨소시엄 구축으로 보다 활발한 제품 개발을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제품생산이 본격화되는 단계에서는 우수한 생산시설을 갖춘 하이퍼정보통신에서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테크노폰 개발에 성공,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비진(대표 정태헌) 역시 테헤란밸리 벤처기업과의 공조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벤처기업이다.
비진은 지난해 8월 테크노폰을 활용한 가상사회 비즈니스 모델인 비클립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팝프린트 및 코리아소스 등 테헤란밸리 기업과 벤처 연합군을 구성, 기술 및 마케팅을 공유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덕밸리내 벤처기업간 네트워크 구축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연말 출범한 텔리그룹은 대덕밸리내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텔리텍(대표 이병민)과 씽크텍(대표 박봉래), 오픈이앤씨(대표 김용원), 에이치피에스(대표 조세현) 등 4개 기업은 기존 기업별 독자적인 사업군은 그대로 가져가되 올해부터 IMT2000 관련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기획과 마케팅·연구소를 공동 운영키로 한 것이다.
바이오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대덕밸리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인바이오넷을 비롯한 9개 바이오벤처는 바이오연합체인 SBC(Supreme Bio Complex)를 결성, 연구 및 마케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밖에도 대덕밸리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기했던 21세기벤처패밀리(회장 이경수)는 최근 부품 공동 구입을 위한 네트워크 기반 구축을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21세기벤처패밀리 이인구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덕밸리 벤처기업간 공조체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는 테헤란밸리와의 네트워크 공조체제 구축을 위해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그동안 네트워크의 단절 속에서 그들의 숨은 역량을 발휘하는 데 애로를 겪었던 대덕밸리. 이 곳의 벤처기업들은 이제 「벤처가 네트워크에 의해 지배된다」는 진리를 절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능동적인 네트워크 확산을 통해 외부로 빠르게 눈을 돌리며 그들의 역량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